[02/09/2019] 자동차 사고
한국 lunar new year 휴일을 맞이해 배우자가 휴가를 내서 미국을 다녀갔다.
역시 모름지기 글이란, 즉 마음 정리란, 그리울 때 혼자일 때 더 쓰게 되는 건가..
지난주에 university shut down덕에 미리 숙제와 리딩을 마무리 해 두어서
한주간은 수업만 참석하면서 휴가처럼 재밌게 보냈다.
배우자가 방학 때 들어왔을 땐 라스베가스 다녀오고 텅 빈 도시에서 둘이 노는 느낌이 나름 있었는데
이번에는 중국인 선배가 아시안들을 모두 초대해 lunar new year기념 만두도 빚고
곧 결혼할 한국인 선배 둘이 집에 초대해 배우자와 같이 밥도 먹고 하니 색다른 느낌이었다.
내 일상 속에 배우자가 들어와 살고 있는 아주 좋은 느낌.
같이 도시 이곳저곳 브런치 먹으러 다니고 밤에 드라이브도하고 재밌게 보냈는데,
그제 7일에 브런치를 먹으러 가다 사고가 났다.
길이 빙판길이었기 때문인지, 뒤에 오던 차가 멈추지 못하고 내 차 범퍼를 박았다.
영하 20도쯤 되니까 큰 충격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범퍼가 얼어있었는지 푹 들어가 버렸다.
상대 운전자는 차에서 내리더니 report 할거냐고 묻는데.. 당연하지.. 이 차 새차야 임마..
report하면 경찰도 불러야 한다고 궁시렁 대길래
"보험 있니? 보험사에 전화해..."라고 얘기하고 사고 현장 사진과 동영상을 찍은 후에
안전한 곳으로 차를 주차하고 911을 불렀다.
친한 지인 둘이 초보운전들인데, 미국와서 첫학기에 사고를 다들 한번씩 내서
나도 처음에 잔뜩 긴장하고 있었지만 어느정도 익숙해지던 찰나에 사고를 당하다니.
내가 낸 사고는 아니라 다행이지만, 역시 안좋은 일은 피하는게 상책이다.
지인 둘 중 한명인 N은 사고 문제가 커져서 소송까지 했었다고..
(다른 차 차주가 처음엔 미안하다 해놓고 나중에 경찰에겐 말을 바꾸었던 모양이다)
아무튼간에 배우자가 함께 있어서 조금 덜 당황하고 문제를 처리할 수 있었다.
새로운 경험 획득.........껄껄...
곧 경찰이 왔고, 나와 상대 운전자에게 상황 설명을 들은 후에
1. 운전면허증
2. 보험 policy number를 받아갔다.
경찰이 car registration sheet도 필요하다고 했는데, 처음에 차 살 때
그 서류는 차가 도난당할 시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넣어다니지 말라고 했던 것 같아서..
없다고 하니까, 경찰이 정보 확인에 시간이 좀 걸릴 뿐 필수 서류는 아니라고. 다만 다음부터는 넣어 다니라고 했다.
그렇게 15분 정도 차에서 기다리자, 경찰이 information exchange sheet를 인쇄해서 한장씩 나누어 주었다.
한번 더 상황 더블체크 하고,
내가 경찰관에게 물어볼 문제는 아닌듯 하지만, 내 보험 이력에 영향이 있겠냐고 물어보니
상대방 과실이 명백하기 때문에 문제 없을거라고. 상대방은 ticket을 발부받았고 그게 과실이 있었다는 뜻이라고 답을 해 주었다.
받은 종이는 보험사 정보, 운전자 및 차량 주인, 경찰 이름과 전화번호까지 모두 적혀있는 서류라서
후에 집에와서 보험사에 claim 신청 하는데 아주 편리했다.
역시 우리같은 외국인/이민자/소수자들은 공권력에 의지하는 방법이.. 가장 안전한 방법인걸까 싶기도 하다.
다만 어제 상대 운전자 보험회사에서 전화가 오기로 했는데,
담당자에게 전화를 해도 받질 않더니 오늘 전화가 와서
상대방 차주가 연락이 안된다고 (운전자와 차주 명의가 다른 걸 서류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며칠 더 걸릴 수도 있다길래 기다리겠다고 해 두었다.
사고난 그 날은 이후에 신호빨이 너무 잘 받아서,
크게 액땜 했다고 신호요정이 기분이 좋아졌나 싶을 정도였는데..
무사히 잘 지나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