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가면 -2017.01.25

독서/심리 2018. 6. 18. 16:43

 

TED에서 유명한 브레네브라운의 저서, 마음가면.

 

1. 수치심이라는 주제는 사람공부를 처음 시작할 때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했지만, 상담을 4년 이상 공부한 지금은 매우 흥미로운 주제.
많은 우울,불안,완벽주의 등의 역기능적 감정들과 연결되어 있는 수치심은 실제로 더 나은 삶을 디자인하고 자신을 깊이 알아보기 위한 중요한 단서가 될 수도 있다.

2. 이 책에서는 취약성과 나약함에 대한 섬세한 시각을 통해 '온 마음 다해 사는 삶'을 주장한다.

  한 분야에서 깊이 있게 성찰한 연구자의 글이라, 여러 통찰이 많이 와닿기는 했으나 (내가 익숙하고, 원했던 방식의) 양적연구들이 풍부하게 실려있지는 않아서 아쉬웠다. 아무래도 질적 연구를 진행하고, 인터뷰를 통해 통찰을 얻는 형태가 익숙하지 않은 탓이 클 것 같다.

3. 실제 상담 현장에서는 좀 더 세밀한 조정이 필요하다.

최근 만나는 우울한 내담자와 '온 마음 다해 사는 삶'에 대해 얘기하며 느낀 점은 브레네 브라운이 (의도한 바는 아니겠지만, 책에서 다 담을 수 없어서) 주장하는 것처럼 아름답고, 강력하고, 성공적인 마법 같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도전 자체의 아름다움을 계속 강조하기에는, 우리의 실패가 예상보다, 그리고 실제로도 너무 쓰라리고 무섭고 아프다.  다만 그녀도 얘기했듯이... 우리는 혼자가 아니고, 모두가 이것이 너무 무섭고 아프고 힘들다는 걸 계속 붙잡고 함께 나가야겠지 싶다.
함께 씨름할 문제다.

<책 발췌>

 

p.38
 자신이 너무나 평범하고 부족한 존재라서 괴로울 때 명예와 지위와 찬사를 갈구하는 느낌은 강력한 진통제와 비슷하다.


P.108
비판(비판은 수치심을 증폭시킨다)이 아닌 공감은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는 단순한 메시지를 전해준다. 공감은 수치심의 웅덩이에서 빠져나가도록 해주는 사다리다.
공감은 누군가가 지금 경험하고 있는 감정과의 이어짐이지, 그 사건이나 상황과의 이어짐이 아니다. 내가 혼자가 아니라는 진실(나의 경험은 인간적인 것이라는 진실)을 깨닫자마자 나의 수치심은 씻은 듯 사라졌다.
.. 공감은 신비롭고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다. 공감에는 대본이 없다. 공감을 잘하는 방법은 정해져 있지 않다. 그저 이야기를 들어주고 상애를 존중하면 된다. 섣부른 비판을 삼가고 상대의 감정에 다가서고,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는 놀라운 치유력을 가진 메시지를 전달하면 된다.

사람은 비밀의 개수만큼 아프다고 주장하는 12단계 치유 프오그램에는 나름의 과학적 근거가 있다. 눈에 띄는 연구 하나를 살펴보자. 텍사스대학의 심리학 교수인 제임스 펜베이커james pennebaker와 동료들은 트라우마(강간과 근친상간)를 비밀로 간직했돈 사람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를 추적했다. 연구팀이 발견한 바에 따르면, 트라우마의 원인이 된 사건에 관해 아무에게도 말하거나 의논하지 않은 행위는 그 사건 자체보다 더 치명적으로 작용했다. 반대로 자신의 이야기와 경험을 털어놓은 트라우마 피해자들은 육체적 건강이 개선되고 병원 치료 횟수가 줄었으며 스트레스호르몬 수치가 의미있기 낮아졌다.

p.117
먼저 세상은 여자들에게 완벽해지라고 요구한다. 단, 완벽해지기 위해 법석을 떨지 않아야 한다. 다른 어떤 일에 쏟는 시간을 줄여서도 안 된다. 가조과 배우자와 직장에 충실하면서 완벽한 사람이 돼야 한다. 당신이 진짜로 훌륭한 사람이라면 쉽게 완벽해질 수 있다. 그런가 하면 당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되, 다른 사람을 화나게 하거나 기분 상하게 하지 말라고도 요구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여자들은 성적 매력도 높여야 한다. 단, 아이들을 재우고 강아지를 산책시키고 집안 청소까지 끝낸 후에. 하지만 학부모로서 교사들과 만나는 자리에서는 성적 매력을 감춰야 한다. 뭘 하든 두 가지 역할을 혼동하지 마라. 학부모-교사 회의에서 섹시한 모습을 보이는 여자들을 두고 사람들이 뭐라고 수군거리는지 알지 않나? 또한 이 모든 요구를 수용하는 동시에 내 본연의 모습대로 행동하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하지만 수줍어하거나 우유부단한 모습은 좋지 않다. 여자는 자신감이 넘쳐야 섹시하다. 당신이 젊고 육체미가 넘친다면 더욱 그렇다. 또한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면 안 된다. 그러면서도 솔직하게 굴어야 한다는 것이 포인트. 마지막으로 여자들은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행동하면 안 된다. 하지만 지나치게 냉정하게 굴어도 곤란하다. 너무 감정적이면 히스테리 부리는 여자로 보인다. 너무 냉정하면 '인정머리 없는 년'이 된다.
 최근에 미국 학자들이 수행한 성역할 규범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여자다움'의 속성은 다음과 같다. 상냥함, 날씬한 몸매를 만들려는 노력, 자신의 능력이나 재능을 애써 드러내지 않는 겸손한 태도, 가정에 충실한 것, 아이들을 잘 돌보는 것, 낭만적인 사랑을 추구하는 것, 한 사람에게 충실하면서 성적 친밀감을 유지하는 것, 돈과 시간을 투자해서 외모를 가꾸는 것. 이 규범에 따르면 우리는 되도록 착하게, 조용하게, 평범하게 살아야 한다. 그리고 예뻐지는 일에 우리의 시간과 능력을 쏟아야 한다. 우리가 가진 꿈이나 욕구나 재능은 중요하지 않다. 암 치료법을 발견한 어떤 젊은 여자가 이 목록을 보고 자신의 능력을 숨겨야 겠다고 마음먹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그녀가 규범에 순응하기로 마음먹는다면 아무도 그녀의 천재성을 알지 못할 것이다.

 

p.120
 불완전함에 대한 나의 글이 CNN닷컴에 올라갔을 때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CNN닷컴 편집자는 나의 글을 실으면서 내가 찍은 사진 한장을 곁들였다. 친한 친구가 가슴에 "나는 이만하면 괜찮아."라는 글씨를 새긴 옷을 입고 있는 사진이었다. 아름다운 의미를 갖고 있다고 생각해서 서재에 걸어놓고 틈날 때마다 보는 사진이다. 그런데 그 사진을 본 사람들이 줄줄이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저 여자는 자기가 괜찮은 편이라고 생각하나본데, 가슴을 보아하니 돈을 더 써야겠네.;
'브레네 브라운 같은 외모를 가졌다면 나라도 불완전성을 받아들이겠다.'
 이런 독설이 현대사회의 잔인한 일면이며 누구든 가리지 않고 먹잇감으로 삼는다는 것쯤은 나도 안다. 하지만 그 사람들이 나를 공격하는 방법과 그들이 찾아낸 공격 지점을 보니 기가 막혔다. 하필이면 나의 외모와 자녀 양육을 표적으로 삼다니! 그들은 여자다움의 규범 목록 맨 앞에 등장하는 두 가지를 가지고 나를 때려눕히려 했다. 그들은 나의 지적 능력이나 주장을 공격하지 않았다. 그런 것으로는 큰 타격을 입히지도 못했을 것이다.

 

>책의 내용이 여자들의 수치심만에서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 좋았다.
p.123
여자들이 자연미인이어야 하고 날씬해야 하고 매사에 완벽해야 하고 훌륭한 엄마여야 한다는 요구에 시달린다면, 남자들은 상자 안에서 갑갑갑하게 살아간다. 그 상자는 남자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남자가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은 무엇인지 정해준다. 하지만 남자들의 모든 규칙은 단 하나의 명령으로 요약된다.
 "약해지지 마라!"
......
중요한 사실 하나 더. 우리 사회는 남자들에게 동성애 공포증을 유발하는 잔인한 메시지를 보낸다. 우리 사회에서 남자다운 사람이 되고 싶다면 자신이 동성애자가 아닌 것으로는 부족하다. 동성애자 집단을 향한 혐오를 겉으로 드러내야 한다. 앞서 소개한 연구에서도 "우리 패거리에 들어오고 싶다면 저 사람들을 싫어해야 해."라는 요구를 수치심의 중요한 요인으로 꼽았다. 그 패거리가 교회든 갱단이든 바느질 모임이든 남자다운 사람들의 모임이든 간에 별 차이는 없다. 어떤 집단에 속한 사람들에게 소속의 조건으로 다른 사람 또는 다른 집단을 싫어하라거나 가입하지 말라거나 거리를 두라고 요구하는 것은 통제와 지배의 수단이다. 우리는 다른 집단에 대한 경멸을 가입의 조건으로 내거는 모든 집단의 의도를 의심해 봐야한다. 그것은 소속감을 가장하고 있다. 하지만 진짜 소속감은 누군가에 대한 거부를 토대로 삼지 않는다. < 남성들의 게이혐오증은..개인적으로는 좀 더 복잡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정리하고 있으나 소속의 조건에 대한 부분이 꽤나 마음에 들었다.
완벽주의에서 해방되고 싶다면 남들이 뭐라고 생각하는지 신경 쓰지 말고 스스로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p.222
종교 역시 사회계약 불이행의 한 예다. 놓아버리기는 대개의 겨우 리더들이 자신들이 설교하는 가치들을 구현하며 살지 않은 결과다. ... 종교지도자들이 미지의 대상과 맞서는 방법과 신비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방법을 가르치면서도 모범을 보이지 못할 때, 우리의 두려움과 확실성에 대한 욕구를 자기들에게 유리하게 이용할 때, 영성에서 취약성을 빼버리고 신앙을 순종과 처벌로 대체할 때 신앙의 개념을 스스로 무너진다. 신앙에서 취약성을 빼버리면 정치만 남는다.
<-교회에서의 정치질을 느끼는 경험의 근거를 찾은듯한 느낌이었다.

p.248
"지금 여러분의 마음이 편안하다면 나는 아무것도 가르치고 있지 않은 겁니다. 여러분은 아무것도 배우지 않고 있는 겁니다. 여기는 불편한 자리입니다. 그래도 괜찮아요. 그게 정상적인 배움의 과정입니다."
<-프로불편러들을 위한 위로
posted by sergeant

심리학 일주일- 2016.12.01

독서/심리 2018. 6. 18. 16:30

심리학 책은, 심리학 관련 전공자들에게 다소 피상적이라고 느껴지기 쉽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작가의 의도대로 잘 정리된 연구안내서적과 같습니다. 게다가 연구 안내서적이라 해도 재미와 위로까지 모두 잡은 훌륭한 책입니다.

 책을 읽고 얻은 소득. 당 보충도 방전burnout을 예방하는 것에 중요한 요인중 하나라는 사실을 환기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몸과 정신상태의 긴밀성에 매우 동의하는 편인데도, 이런점을 많이 간과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책에 대한 결론? 위와 같이 삶에 적용할 실제적인 흥미점들을 찾으며 지적 즐거움도 맛볼수 있습니다!^^

 

posted by sergeant

불안 -2016. 10. 31

독서/심리 2018. 6. 18. 16:19

 

 

다시 읽어도 주옥같고, 몇 번을 읽어도 훌륭하다고 느껴지네요.

흔들리는 현대사회와 어지러운 시국에, 중심을 꼿꼿이 잡고 싶다면 다시금 뒤적거리고 싶은 책.

가벼운 자존감에 대한 논의들보다 훨씬 깊은 통찰을 주는 책.

우리가 불안해 하는 이유, 우리의 자존감의 기반이 이토록 약한 이유는

우리의 기질 탓이나 성격 탓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정립되어 온 사회적 정치적 경제 문화적 메시지들 때문이라는 사실.

그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큰 위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책발췌>

 


 

p.22~

다른 사람들의 관심이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우리가 날 때부터 자신의 가치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괴로워할 운명을 타고났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 결과 다른 사람이 우리를 바라보는 방식이 우리가 스스로를 바라보는 방식을 결정하게 된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느낌은 함께 사는 사람들의 판단에 좌우된다. 그 사람들이 우리 농담에 즐거워 하면, 우리는 나에게 남을 즐겁게 하는 능력이 있다고 자신을 갖게 된다. 그 사람들이 우리를 칭찬하면, 나에게 큰 장점이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우리가 방에 들어갔을 때 눈길을 피하거나 직업을 밝혔을 때 당황한 표정을 지으면, 나는 가치 없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의심하게 될 수도 있다.

 이상적인 세계에서라면 이렇게 남들의 반응에 좌우되지는 않을 것이다. 무시를 당하든 주목을 받든, 칭찬을 바든 조롱을 당하든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누가 엉터리로 우리를 칭찬하는 소리에 귀가 솔깃하지 않을 것이다. 스스로 자신을 공정하게 평가하고 자신의 가치를 판단하여, 다른 사람이 우리가 못났다고 넌지시 암시한다 해도 상처받지 않을 것이다. 우리 자신의 가치를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우리는 나라는 사람에 대하여 아주 다양한 의견을 가지고 있다. (...) 태도가 우리의 의미를 결정하기 마련이다. 무시를 당하면 속에 똬리를 틀고 있던 자신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고개를 쳐들며, 미소나 칭찬과 마주치면 어느새 역전이 이루어 진다.


p.27

어렸을 때는 우리가 무슨 일을 하든 아무도 크게 마음을 쓰지 않으며, 그냥 존재하는 것만으로 무조건적인 애정을 얻을 수 있다. 식사를 하다 트림을 할 수도 있고, 목청껏 소리를 지를 수도 있고, 돈을 못 벌어도 되고, 중요한 친구가 없어도 된다. 그래도 귀중한 존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어른이 된다는 것은 냉담한 인물들, 속물들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우리 자리를 차지한다는 의미이다. 그런 인물들의 행동은 지위에 대한 우리의 불안의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다. 어떤 친구나 연인은 우리가 파산을 하거나 수모를 당해도 우리를 모른 체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지만(가끔은 그 말을 믿어볼 수도 있겠지), 우리가 일용할 양식으로 삼아야 하는 것은 속물들의 매우 조건적인 관심이다.


p.35

 두려움은 세대를 따라 전해진다. 모든 학대 행위에 적용되는 패턴이지만, 속물도 속물을 낳는다.


p.56

그러나 어떤 것이 충분하다고 판단하는 심리를 생각해보면 이런 박탈감도 그렇게 이상할 것은 없다. 어떤 것- 예를 들어 부나 존중-의 적절한 수준은 결코 독립적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그것은 준거집단, 즉 우리와 가타고 여기는 사람들의 조건과 우리의 조건을 비교하여 결정된다. 우리가 가진 것은 그 자체만으로 평가할 수도 없고, 중세 조상의 생화로가 비교하여 판단할 수도 없다. 역사적 맥락에서 우리가 놀라운 번영을 이룩했다고 강조하는 소리를 들어봤자 전혀 감동을 느낄 수 없다. 오직 우리가 함께 자라고, 함께 일하고, 친구로 사귀고, 공적인 영역에서 동일시하는 사람들만큼 가졌을 때, 또는 그보다 약간 더 가졌을 때만 우리는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 자신이 하찮은 존재라는 생각 때문에 느끼는 불안의 좋은 치유책은 세계라는 거대한 공간을 여행하는 것,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예술작품을 통하여 세상을 여행하는 것이다 -


-철학과 약점의 극복 (부제)

 "다른 사람들의 머리는 진정한 행복이 자리를 잡기에는 너무 초라한 곳이다." - 쇼펜하우어, 소품과 단편집

 "자연은 나에게 '가난해지지 말라'고 말하지 않았다. 또 '부자가 되라'고 말하지도 않았다. 자연은 나에게 '독립적으로 살라'고 간청할 뿐이다." -샹포르, 격언집

"나를 부유하게 하는 것은 사회에서 내가 차지하는 자리가 아니라 나의 판단이다. 판단은 내가 가지고 다닐 수 있다.... 판단만이 나의 것이며, 누구도 나에게서 떼어낼 수 없다." - 에픽테토스, 어록Discourses 100년경


p.153

 "여론은 모든 의견 가운데 최악의 의견이다." 이렇게 여론에 결함이 있는 것은 공중이 이성으로 자신의 생각을 엄격하게 검토하지 않고, 직관, 감정, 관습에 의존해버리기 때문이다. "모두가 다 가지고 있는 생각, 어디서나 받아들여지는 관념은 어리석은 것이라고 믿어도 좋다. 다수에게 호소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샹포르는 그렇게 말하면서 흔히 아첨을 하듯이 상식이라고 부르는 것은 대개 언어도단에 가깝다고 덧붙인다. 단순화와 비논리, 편견과 천박함으로 얼룩져 있기 때문이다. "어디서나 가장 터무니없는 관습과 가장 어처구니없는 의식들이 '하지만 그것은 전통이야'라는 말로 용인되고 있다. 유럽인이 남아프리카 호텐토트 사람들에게 왜 메뚜기를 먹고 몸에 붙은 이를 삼키느냐고 물었을 때 그들도 바로 그런 말을 했다. '그것이 전통이오."


 여론의 빈곤을 인정하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일지 모르지만, 그럼에도 이 깨달음은 지위로 인한 우리의 불안, 다른 사람들에게 훌륭하게 보이고 싶은 피곤한 욕망, 사랑의 표시를 보고 싶어 안달하는 갈망을 다독이는데 도움이 된다. (...)

 쇼펜하우어는 이런 식으로 묻는다. "만일 청중이 한 두 사람만 빼고는 모두 귀머거리라면 그들의 우렁찬 박수갈채를 받는다 해서 연주가가 기분이 좋을까?"


 이렇게 인간성을 통찰력 있는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 유용하기는 하지만, 한 가지 불리한 점은 이런 관점이 따를 경우 친구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쇼펜하우어와 마찬가지로 철학적 염세주의자였던 샹포르는 그런 문제를 넌지시 드러냈다. "도덕적이고 고결한 태도로, 합리성과 진실한 마음을 갖추고, 관습이나 허영이나 격식 같은 상류사회의 소도구 없이 우리를 대하는 사람들만 만나겠다고 결심하는 순간(이렇게 결심할 수 밖에 없는 것이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결국 멍청하고 허약하고 흉물스러운 존재가 되기 때문이다), 그 대가로 우리는 결국 혼자서 살아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쇼펜하우어는 선선히 그 가능성을 받아들였다. "이 세상에서는 외로움이냐 천박함이냐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할 수 밖에 없다." 그는 곧이어 모든 젊은이들이 "외로움을 견디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충고한다. "사람은 다른 사람과 만날 일이 줄어들수록 더 낫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p.164

 위대한 예술가의 작품을 보라. 아널드는 제안한다. 거기에서 (직접적이든 아니든) "인간의 잘못을 없애고, 인간의 혼돈을 정리하고, 인간의 곤궁을 줄이고자 하는 욕망"의 흔적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모든 위대한 예술가들은 "세상을 자신이 처음 보았을 때보다 더 낫고 더 행복하게 만들고자 하는 갈망"에 사로잡혀 있다. 예술가들이 이런 갈망을 늘 노골적인 정치적 메시지로 표현하는 것은 아니다. 심지어 스스로 그런 갈망을 의식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의 작품에는 현재의 상황에 대한 항의가 나타나기 마련이고, 이에 따라 우리의 시각을 교정하고, 아름다움을 인식하도록 교육하고, 고통을 이해하거나 감수성에 다시 불을 붙이도록 돕고, 감정이입 능력을 길러주고, 슬픔이나 웃음을 통하여 도덕적인 균형을 다시 잡아주려고 노력하기 마련이다. 아널드는 이런 태도의 핵심을 이루는 선언으로 자신의 주장을 마무리한다- 예술은 "삶의 비평"이다.



전자책p.417

카를 마르크스의 유용한 표현을 빌리자면, 그런 믿음들은 이데올로기다. 이데올로기적 진술이란 중립적으로 말하는 척하면서 교묘하게 어떤 편파적인 노선을 밀어붙이는 진술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 마르크스가 보기에 이데올로기적인 믿음을 주로 퍼뜨리는 사람들은 사회의 지배계급들이다. 그래서 지주 계급이 결정권을 쥔 사회에서는 토지에서 나오는 부가 본래 고귀하다는 개념을 주민 다수가 당연하게 받아들인다(심지어 이런 체제에서 손해를 보는 많은 사람들도 그런 개념을 받아들인다). 반면 중상주의 사회에서는 기업가의 성취가 사회 구성원의 성공의 꿈을 지배한다. 마르크스의 표현을 빌리면, "모든 시대의 지배적 관념은 늘 지배계급의 관념이다." 그러나 이런 관념들은 강압적으로 지배하는 것처럼 보이면 결코 지배를 할 수가 없다. 이데올로기적인 진술의 핵심은 높은 수준의 정치적 감각이 없으면 그 편파성을 발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데올로기는 무색무취의 가스처럼 사회에 방출된다. 그것은 신문, 광고, 텔레비전 프로그램, 교과서에 자리잡고 있다. 이곳에서 이데올로기는 자신이 편파적인, 어쩌면 비논리적이고 부당할 수도 있는 방식으로 세상에 접근한다는 사실을 감추면서, 자신은 그저 오래된 진실을 이야기할 뿐이며, 오직 바보나 미치광이만이 여기에 반대할 뿐이라고 주장한다.


p. 425

울프는 케임브리지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자신이 받은 상처로부터 바깥으로 눈을 돌려 여성의 일반적 지위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나는 가난이 정신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또 부가 정신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생각해보았다.(...)".

 런던으로 돌아왔을 때도 질문은 계속되었다. "왜 남자는 술을 마시고 여자는 물을 마실까? 왜 한쪽 성은 그렇게 부유해지고 다른 성은 그렇게 가난해질까?" 울프는 여성의 예속에 대한 "이런 인상들 가운데 개인적이고 우연적인 것들을 걸러 내려고" 대영박물관으로 가서 남자가 여자를 대하는 태도의 역사를 연구했다. 그녀는 사제, 과학자, 철학자들이 권위를 실어 특정한 편견과 설익은 진실을 전파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들의 말에 따르면 여자들은 신의 명려에 따라 열등해진 존재이며, 체질적으로 정치를 하거나 사업을 할 수 없고, 너무 몸이 약해 의사가 될 수 없으며, 생리를 할 때는 기계 조작이 불안해 지고 재판에서 공정한 태도를 유지할 수도 없었다. 이런 비난을 들으며 울프는 문제가 돈임을 인식했다. 여자는 영의 자유를 포함한 어떤 자유도 없었다. 자신의 소득을 통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자는 늘 가난했다. 단지 200년 동안이 아니라 처음부터 그랬다. 여자는 아테네의 노예의 아들보다 지적인 자유를 누리지 못했다."

울프의 책은 구체적인 정치적 요구에서 절정에 이른다. 여자에게는 존엄만이 아니라, 동등하게 교육받을 권리, "1년에 500파운드의 소득"과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p.538

모든 고귀한 사람은 다음과 같은 금언을 따라야 한다. "나는 내가 관심을 가지는 일을 하지, 다른 사람들이 요구하는 일을 하지 않는다." 에머슨은 이렇게 결론을 내린다. "이제 순응이니 조화니 하는 이야기는 더 듣지 않았으면 좋겠다. 앞으로는 그런 말들을 관보에 실어 조롱하도록 하자 ...... 이제 결코 고개를 숙이고 사과하지 말자 ...... 이 시대의 매끈한 평범함과 비열한 만족을 모욕하고 질책하자."

posted by sergeant

두려움의 재발견 - 16.09.29

독서/심리 2018. 6. 18. 16:17

 

아마 UCLA에 가진 개인적인 관심이 판단을 왜곡시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나름 목차를 통해 책의 내용을 잘 짐작하고, 그럴듯한 것들 골라내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서 읽고 나서.. 아쉬움이 컸습니다.

 

스트레스를 두려움으로 재명명하라는 내용은 신박하고 좋았지만, 그 이상은 다소 진부합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후에 두려움에 대한 실험연구를 진행하게 된다면 다시금 참고해 보고 싶습니다.

 

posted by sergeant

위험한 심리학 - 16.09.22

독서/심리 2018. 6. 18. 16:15

 

홍보를 상당히 상업적으로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나는 당신의 속마음을 알고 있다라니..^^; 심리학 공부하는 사람들에 대한 전형적인 편견이 들어간 홍보내용..!!

 

 대중적인 심리학 책들에 흥미를 못느끼지만, 그래도 어떤 내용들이 있나 궁금해서 심심풀이로 집었습니다. 게다가 자격증 시험기간 피크라 시험범위 외의 내용은 뭐라도 읽고싶어서 몸이 근지근질했거든요.

예상치 못하게 나름 자격증 시험에 도움이 되었던게, DSM-5의 성격장애 내용들을 나름 재미있게 풀어두었습니다.

 그리고 오랜만에 성격장애들 공부하면서 저의 심리학 공부에 도움을 주었던 2인의 성격장애인에게 다시금 고맙다는 생각이 들기도..했구요..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분명해서, 너무 이해가 잘 돼..

 

역시 공부는 뭐니뭐니해도 사람공부가 제일 재밌습니다. 그러고 보면 나는 참 행복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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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ergeant

슬픔 뒤에 오는 것들 - 16.09.21

독서/심리 2018. 6. 18. 16:12

 

상실 및 애도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들부터 거대담론까지 망라한 책. 차근차근 곱씹어가며 읽었습니다. 상실에 대한 책은 넘쳐나지만, 상실 관련 책 3권을 내리 읽다가 발견한 보석같은 책입니다. 상실과 관련해서 많이 다루는 만큼이나, 크게 통찰력을 얻을 수 있는 책을 찾기란 쉽지가 않기도 합니다.

 쉽게 읽힐거라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역시나 그랬고.. 그러나 동시에 즐겁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우리 도처에 널린 깊은 상실로 아파했던, 아파하고 있는, 그리고 언젠가는 아파 할.. 그러나 잘 이겨낼 모든 분들께 권합니다.

 




전자책p.142

코미디를 본 뒤의 미소 여부는 별다른 연관성을 찾기 힘들었지만, 슬픈 영화를 보여준 경우에 한해서는 미소 여부와 장기적인 건강 간의 상관관계가 뚜렷이 나타났다. 즉, 재미있는 대상에 대해 미소를 지을 수 있다는 것은 건강하고 바람직한 것이지만, 이것으로는 건강한 정도에 대해서 가늠하기가 어렵다. 장기적으로 보면, 건강에 정말 중요한 것은 바로 시련이 닥쳤을 때, 웃어 보일 수 있는 능력이다.


전자책p.157

루이스의 표현에 따르면, "육체적 고통은 1차 대전 당시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몇 시간이나 계속해서 참호 위로 쏟아지던 포화처럼 끝없이 지속될 수도 있다. 하지만 슬픔은 마치 공중에서 빙빙 돌며 저 아래 무엇인가 보일 때마다 폭탄을 투하하는 폭격기와도 같다." 슬픔을 견딜 만하게 만드는 것은 슬픔이라는 참호 속에서의 휴식이다. 찰나의 행복과 기쁨을 찾아 내고 다시 한 번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놀랄 만한 인간의 능력이다.


전자책p.167

회복력에 관한 가장 흥미로운 점은 아마 그것이 얼마나 흔한 것인가 보다는, 오히려 사람들이 그에 대해 늘 놀라워한다는 사실에 있을 것이다. 솔직히, 수년간 상실과 트라우마에 관한 연구를 해오고 있는 나조차도 인간의 강한 회복력에 종종 놀랄 때가 있다. 그리고 고백하건대, 그러한 놀라움이 어디서 비롯되는지도 정확히 모르겠다.

 먼저,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일부 문화적인 관점에서 설명 가능하다고 가정해보자. 다시 말해, 회복력에 대한 회의론은 사실 주로 유럽과 북미 지역 대부분의 산업화된 국가들의 소산임에 틀림없다. 서구인, 특히 미국인은 개인주의를 매우 중시한다. 다시 말해 개인의 자율과 자유를 중요하게 여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의 머릿속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으며 감정에 주목한다. 다른이들이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알고 싶은 동시에 자신이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다른 이들이 알아주기를 바(...)

사별한 이들의 회복력에 대한 반응이 다양하듯, 문화권마다 슬픔이라는 감정을 경험하는 방식 역시 다양하게 나타난다. 산업화된 서방 세계만 벗어나도-일단, 지구상의 엄청난 부분을 차지하는 이 세계를 "비서구문화"로 단순히 분류하겠다- 사람들이 삶을 경험하는 방식은 결코 같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가장 큰 차이점은 비서구 문화권에서는 개개인과 그 감정에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어느 한 사람의 머릿속에서 어떤 일이 일언고 있는지에 관해서보다는 사람들 간의 상호작용에 더 관심을 가진다. 이러한 차이 때문에 비서구 문화에서 사별은 슬픔과 비탄의 대상이기보다는 사람들이 하는 일, 즉 애도하는 사람이 주변에서 예상하는 방식으로 행동하는지에 관한 문제로서의 성격이 더 강하다. 비서구 문화에서는 사람들이 어떻게 느끼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들이 적절한 방식으로 의식을 행하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개인의 회복력이라는 개념이 큰 의미가 없는 것이다.



전자책p.366

 논리는 매우 단순해 보였다. 트라우마의 최전선에 있는 이들에게 경험 보고가 도움이 된다면,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도 틀림없이 동무이 될 것이라는 논리다. 불행히도 이 논리에는 몇 가지 심각한 오류가 있다. 우선, 보통 사람의 트라우마 경험은 어떠한지 고려하지 않았다. 응급 구호 인력은 고도로 훈련된 이들이기 때문에 트라우마성 사건에 이미 어느 정도 익숙해진 상태다. 예측할 대상도 알고 있다. 기본적인 트라우마 반응이 어떤 식으로 나타나는지도 알고 있다. 그리고 트라우마 반응을 겪을 때 어떤 기분인지도 안다. 그러나 우리 대부분은 이를 알지 못한다. (...) 아무리 보아도 해로울 것이 전혀 없어 보이지만, 실은 그렇지 않았다. 사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사고 발생 후 3년이 지난 시점에, 1시간짜리 간단한 경험 보고 시간을 가졌던 환자들은 대조군에 속한 환자들에 비해 삶의 여러가지 영역에서 (악화 blah blah). 개입을 받지 않은 환자들은 대체적으로 사고 이후 4개월 이내에 자연적인 회복을 보였다. 반면, 초기에 괴로움을 호소한 환자들 중 경험 보고 시간을 가졌던 이들은 3년이 지난 뒤에도 여전히 고통을 겪고 있었다. 실제로 이들은 사고 후 3년 경과 시점에도 처음 병원에 도착했을 당시와 거의 동일한 수준의 고통을 겪고 있었다. 경험 보고가 환자들의 자연적 회복 과정을 방해했던 것이다. 이처럼 심각한 결론이 나오자, 정신의학계에서는 경험 보고에 관한 방침을 대대적으로 수정하기 시작했다. 한 예로, 2004년 쓰나미 참사 이후 수주간 수많은 사람들에게 경험 보고 요법을 시행하고자 자원봉사 치료사들과...[이후 이 경험보고 요법은 금지되었다].


전자책p.405

TMT 이론가들에 따르면, 죽음에 대한 공포를 잠재울 수 있는 가장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은 공유하는 문화적 세계관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TMT 이론가들은 세계관을 "현실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해 인간들이 만들고 전승해온 (집단적으로 공유하는) 믿음"이라 정의한다. 이러한 믿음의 일례로는 개인의 권리가 여타 윤리적 문제보다 더 중요하다거나, 우리 자신이 속한 국가와 정치 체계가 여타 국가나 정치 체계보다 낫다는 믿음 등이 있다. TMT 이론가들의 주장에 따르면 이러한 믿음이 "우주에 질서, 의미, 가치, 그리고 실질적인 혹은 상징적인 불멸의 존재 가능성을 부여"하기 때문에 우리는 이러한 공통의 믿음에 투자한다는 것이다. 세계관을 공유하는 것은 우리로 하여금 자신보다 더 크고 더 영속적인 어떤 집단이나 문화, 더 큰 전체에 속해 있다고 느끼게 한다. 그리고 이는 영원한 존재가 된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우리가 세계관에 얼만큼 집착하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는 우리는 대개 세계관을 일종의 관점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사실에서 찾을 수 있다. 오히려 세계관을 객관적 사실이자 현실로 간주하고, 모든 사람이 그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사람들 대부분은 자신의 믿음이 타인과 일치하는 정도를 과대 평가한다는 것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이러한 현상을 "허위 합의"효과 라고 한다. 이 효과를 밝혀낸 최초 실험에서는, 대학생들에게 '참회하다'라는 단어가 크게 쓰인 광고판을 앞뒤로 멘 채 캠퍼스 안을 걸어다닐 생각이 있는지 질문을 던졌다. 그 광고판을 걸기로 동의한 학생들은 캠퍼스 내의 학생들 대다수도 그 광고판을 멜 생각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 반면, 거절한 학생들은 학생들 대다수도 거절할 것이라 믿고 있었다. 이 밖에도 많은 예가 있다.선거 기간 동안, 유권자들은 대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후보자가 실제보다 더 인기가 많을 것으로 예상하며, 성적으로 활발한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의 성적인 활동 빈도도 실제보다 더 높게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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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심리학 카페 - 16.08.25

독서/심리 2018. 6. 18. 16:06

 

의외로 수퍼비전이나 심리교육을 가도, 본인이 배웠던 마음의 원리와 전혀 다른 식의 조언들을 심심찮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ex. 화를 좀 잘 참아야죠.)

 그러나 파리의 심리학 카페에서는 마음의 매커니즘을 정확히 이해하고 얻어진 깊은 통찰을 재밌게 잘 전달할 수 있는 따뜻한 작가를 만날 수 있습니다. 내담자들과 좀 더 심리교육을 꼭꼭 다지고 싶을 때, 주로 추천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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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무기력이다 - 16.07.28

독서/심리 2018. 6. 18. 16:03

 

박사 선생님의 추천으로, 애정이 많이 있는 내담자와 함께 읽은 책이었습니다. 특별히 대학생 그룹의 경미한 우울증 내담자들과 함께 읽으며 자신과 어떤점이 비슷한지, 다른 부분은 어떤 부분인지 점검하면 좋습니다. 내담자들이 많이 공감해 하는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고, 상담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조장하지 않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후반부에 나오는 상담치료관련 내용이 와닿지는 않습니다만, 무기력에 대한 깊은 경험담과 따뜻한 격려가 참 좋기도 합니다.


한명의 직장인으로서 문득, 한국 직장인들의 90퍼센트가 책에서 말하는 무기력을 경험하지 않나 싶은 슬픈 생각도 듭니다.

우울증과 무기력은 아주 같은 것으로 치부하기엔 증상도 정도도, 치료 방법도 조금씩 차이가 있기 때문에 본인이 중증 우울이라는 생각이 드시는 분들은 꼭 전문 기관에 내방하셔서 상담과 진료, 약 처방을 받아 보시길 권고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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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의 사생활 - 16.07.26

독서/심리 2018. 6. 18. 15:58

 

 

 얼마전에 수면제의 일종인 '졸피뎀' 복용의 부작용에 대해 끔찍한 글을 읽은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제 주변에서도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을 때 수면 유도제를 복용하는 경우도 왕왕 있어왔구요. 머리 뒤쪽만 어딘가에 대면 정신을 잃어버리는 저같은 사람은 처음엔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어느 순간에는 저도 불면으로 힘들었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그건 제 내담자들도 마찬가지구요.

 최근 저는 수면의 질을 높이고 싶어서 '잠의 사생활'이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굉장히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습니다. 소개하고 싶은 내용은 두가지입니다. 하나는 인공빛이 우리에게 주는 영향이 엄청나고 이것이 생체리듬에 치명적일 정도로 영향을 준다는 것이에요. 그래서 저희집은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완벽하게 인공빛을 차단하진 못하더라도 늦은 밤이되면 최대한 인공빛에 노출을 줄이기 위해 영화도 두 편 볼것을 한 편으로 줄여서 보기, 스마트폰 사용 자제, 전구를 촛불로 대체 등..


두번째가 바로 침대의 형태인데요. 보통 해외 호텔이나 리조트에 가면 더블베드 하나만 놓여있는 방보다는 더블베드만한 크기의 침대가 트윈으로 놓여있는게 대부분인데, 저는 그게 2인실을 4인실로도 사용하기 위해서 그런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근데 그게 아니라 서양에서는 더블베드와 트윈베드에 대한 선호가 (길지 않은 시간 내에서) 역사적으로 경쟁을 해왔고 본래 트윈이 유행했다가, 더블이 유행했다가 다시 트윈이 유행하기 시작한거랍니다. 건강상의 이유나 중산층의 경제적 과시의 이유 등 다양한 원인이 있었구요ㅎㅎㅎ 더블이 경제적 과시용이었다니!!! 흥미롭더군요.

문제를 일으키기 전까지는 거의 존중받지 못하는 현대 우리 수면 생활에 비추어 볼 때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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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팩터의 심리학- 16.05.27

독서/심리 2018. 6. 18. 15:53

 

근1~2년간 흥미롭다고 느껴지는 연구주제를 찾기 어려웠는데 이 책을 읽고나서 여러가지 생각들과 함께 흥미로운 주제들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비단 연구뿐 아니라 삶에 대한 통찰도 많은 부분 줄 수 있을 거라 생각되어 추천합니다.

 

1. '유유상종'에 대한 심리학적 대답
우리는 보통 비슷한 사람끼리 어울리게 된다고들 하지만 오히려 사람들은 서로의 다른 특성 때문에 끌린다는 정반대의 명제에 대해서도 고개를 끄덕입니다. 외향적인 사람의 열정은 내성적인 사람이고 진중함을, 혹은 그 역으로 서로를 끌어당기기에 충분히 매력적인 요소이구요.
그렇지만 만약 '이 특성'이 비슷하지 않은 사람끼린 친구가 되기 어렵다면 어떨까요. '이 특성'이 뭔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이 책은 그 특성을 H팩터라고 명하며 한국말로는 '정직겸손성', 줄여서는 '정직성'이라 말합니다. (세부 내용으로, 개방성이라는 요소 또한 유유상종을 가르는 중요한 부분이라더군요. 정확히 말하면 총 두가지가 되겠네요) 정직성이 관계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나다는 말에 저는 좀 감동 받았었습니다.

저는 정직한 사람이라, 항상 굳이 힘들고 어려운 일을 선택하고 있다는 자괴감이 들 때가 종종 있었거든요. 당신의 친구들은 얼마나 정직함과 겸손함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인가요?

 

2. 정직함이라는 가치에 대한 우리 한국사회
 책에서는 여러가지 특성(factor)들의 한쪽 극단적면에 대해 '더 좋은 것'이라고 단정짓기를 꺼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진화심리학적인 관점에서 보았을때, 한가지 특성의 모습만이 생존에 유리했다면, 우리는 이것을 성격이라는 기준으로 세우기 힘들었을거란 말입니다. 좀 더 쉽게 말해, 만약 도덕적인 사람들이 생존에 절대적으로 유리했다면 우리 사회는 도덕적인 사람들만 살아남았을테고 도덕성의 정도를 측정하기 어려웠을거란 얘기예요. 도덕적인 사람과 도덕적이지 않은사람이 혼재해 있으니 도덕성의 정도를 측정할 수 있겠죠. 그러나 우리가 생각하는 성격의 어떤 면이, 특정 상황에서는 유리하고 다른 상황에서는 불리하기 때문에 우리는 한가지의 성격 기준이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뒤섞여 살고 있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 한국사회 모습은 어떨까 생각해 봤습니다. 흔히 몇포세대라고 불리는 청년층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 나라의 큰 영향력이 있는 자리의 많은 사람들은 정직성이 낮고 존경할 수 없다고 느껴졌습니다. 그 말인즉 우리 사회는 그런 사람들이 생존하고 영향력을 미치기에 좋은 사회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왜 교과서에서 배워왔고 대학에서 배웠던 정의로운 가치들이 이렇게 무력한 것인가 많이 생각했었습니다. 단순히 사회생활이 배움의 이상과 달라서만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정직성을 추구하는 한 사람으로서 살아남기 힘든 사회에 살고있다고 여겨져서, 저 자신에게 스스로 위로를 보냅니다. 그리고 정직함을 추구하는 많은 젊은이들이 있다는 사실이 그나마 위안이 되고요.

이 밖에도 여러가지 생각할 거리들을 많이 주는 좋은 책이니 여러분도 읽어 보세요:)


 참고로 책의 저자들은 ..참..정직하게도 자신들이 부정직한 면을 많이 가지고 있고 그부분이 공감된다고 하던데... 저는 제 자신이 정직하다고 생각하는걸 보면 실제 그런 사람이 아닌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듭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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