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재 - 2020. 01. 03

독서/기타 2020. 1. 3. 11:53

 

추천의 말

 무심히 죄를 지은 이는 평생 그 무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기꺼이 무게를 나누려던 이는 삶 전체가 불행으로 말려든다. 그리고 아무것도 선택할 수 없었던 아이가 있다. 아이의 이름은 '호재'. 행복과 기대가 담긴 거창한 이름을 붙여 준 어른들은 정작 자신의 운명에 허우적대느라 아이를 잊었다.

"호재"는 휘둘리고 뒤틀리느라 자라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나 그리고 당신의 변명이고 진심이다. 커다란 몸 안에 웅크린 아이를 숨기고 사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니 어떻게 이 이야기에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수 있을까. 우리는 한 때 어찌할 바를 모르는 아이였으므로. 이제 그 아이의 눈을 피하는 어른이 되었으므로.

성실과 호의는 성과와 예의로 돌아오지 않고, 행운과 불운은 언제나 가장 부적절한 순간에 찾아온다. 누구에게나 삶은 첫 번째 경험이고 우리는 매 순간 무능하다. 태연한 얼굴로 일상을 살아 내는 평범한 당신, 사실은 가혹하고 냉정한 운명 앞에서 필사적으로 버티고 있는 당신, 당신의 눈물과 한숨 끝에 이 소설을 놓아 주고 싶다. - 조남주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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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중 특히 소설의 백미는, 절대로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은 사람들의 삶에 흠뻑 들어가 결국 그들의 삶을 이해하게 되고야 마는 것이다. 한국 사회가 '철딱서니 없는 인간들, 책임지지 않는 어른들 때문에 망한다.'고 주구장창 말하고 다니는 내게, 담담한 어조로, 누구보다 어린이자 어른이었던 호재의 태도로, 사람들의 삶을 풀어내 준 작품. 그 누구도 혐오하고 증오하지 않고 그들의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게 해 준 황현진 소설가님, 감사합니다.

posted by sergea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