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어둠의 영적 전쟁- 2017.11.02

독서/종교 2018. 6. 18. 17:25

 

 

신앙 서적을 좋아하지 않았던 오래 전 시기도 있다. 성경의 가르침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려 깊고 풍부한 내용으로 작성된 신앙 서적은, 성경 만큼이나 특별한 은혜를 제공한다. 그래서 나는 성경은 일반식, 신앙 서적은 특식 혹은 별식이라는 생각을 했었고, 어느정도는 지금도 유효한 생각이다. 집에서 해 먹는 밥보다 남이 해주는 '맛있는' 밥을 항상 먹고 싶어하는 내 모습을 떠올리면, 바르고 좋은 신앙서적을 한 두권 갖는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과거 간사 시절, 신학과 성경 지식에 대한 부재 때문에 리더들을 양육하는 것에 나름대로의 부담을 느꼈다. 무식이 용감하다고, 사실 부담을 느끼기는 했지만 그 때 생각에는 '주님이 알아서 해주시겠지! 이끌어 주시겠지!'라는 자신감이 상당히 있었던 것 같다.
 이런 나를 긍휼히 여기셨던 주님은, 때에 맞는 은혜를 우리 팀에 부어주셨는데 내 머리나 생각으로 해 낼 수 없었던, 말씀에 대한 통찰들은 물론, 다양하고 좋은 신앙 서적들을 내게로 이끌어 주셨다. 우리는 다양한 책들을 함께 읽고 나누었었다. 이 책 또한 그러한 책의 목록들 중 하나였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봐도 놀라운 것은, 특히 '빛과 어둠이 영적 전쟁' 같은 종류의 책은 나 스스로는 절대 읽어 보겠다고 생각하지 않을 책이라는 점이다.

아마 많은 독자들이 나와 비슷할 것 같은데, 일단 이 책은 표지부터 제목까지 너무.. 너무나도 이단스러운 스멜을 풍긴다 (ㅋㅋ) 나는 '안전함'이 중요한 사람이라, 환상과 예언 등 지성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 약간의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거부감에 더해 나는 '지성제일주의' 또한 가지고 있었는데, 하나님은 지혜로운 분이시며 합리적이시고 상식적이신 분이라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방언 기도를 하기는 하지만, 그 조차도 약간의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고, 불과 같은 성령 체험 등의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에 대한 거부감은 상당히 큰 편이었다.

어떻게 해서 이 책을 손에 넣게 되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어쨋거나 이 책을 처음 읽으며 많이 놀라웠던다. 책은 릭 조이너 목사가 어떻게 환상과 예언을 받게 되었는지에 대한 답을 제시하면서 차근차근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예언적 체험이라는 것은 많고 다양하지만, 주님께서 자기의 백성들에게 말씀하시는 방법 또한 지성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은 합리적으로 아주 그럴듯 하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위대한 선구자들의 이야기들은 어느정도 보편적인 진리를 담고 있는데, 당시 나는 현대 그리스도인들이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수준의 깊은 은혜의 체험까지 들어가기를 꺼려한다는 '후안 까를로스' 목사님의 말에 큰 공감을 하고 있었다. 예수님은 깊은 은혜의 바다에서 우리를 부르시지만, 우리는 해안가에서 찰랑찰랑이는 파도에 발목을 담그고 만족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예수님을 지성과 합리의 영역으로 끌어 내렸지만, 주님은 결단코 그런 분이 아니시다. 따라서 이러한 지지적인 말씀들에 힘입어 책을 더 수월하게 시작할 수 있었고 '예언과 꿈, 계시'에 대한 저자의 인정할 수 있을 법한 설명으로의 차분한 시작, 그리고 그 계시의 사용이 어떻게 이루어 져야 하는지에 대한 제언들까지 굉장히 분명하고 훌륭했다.

본문으로 들어가며, 나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책을 읽을 수 밖에 없었고 많은 눈물을 흘렸다. 책이 끝머리 쯤에는 "여기 있는 사람, 심지어 왕의 보좌에 가장 가까이 있는 자들까지도 만일 그들이 한 번 더 살 수 있다면 모두 자신의 삶을 달리 살 수 있었을 것입니다." (p.180) 라는 말이 나온다. 이 책을 읽은 나의 마음 또한 정확히 그것과 같았다. 릭 조이너 목사가 보았던 환상과 계시들은 성경내용의 전체를 아우르고 있으며 지혜와 믿음, 소망, 사랑 그리고 현재에서 지금 이루어 지고 있는 빛과 어둠의 영적 전쟁들에 대한 엄청난 통찰을 준다. 더불어 예수님이 어떠한 분이신지, 그분은 우리를 어떻게 사랑하시고 그 분의 위엄은 어떠하신지를 아주 희미하게 엿볼 수 있다.

나는 책을 복사해서 붙여놓는 것을 좋아하지만, 이 책의 모든 부분들이 주옥같고 중요하기 때문에 어느 하나를 발췌할 수가 없다. 내가 아는 소중한 이들에게 이 책을 몇 권 씩이나 선물했고, 또 다시 책을 사곤 했다. 그리고 어제 다시금 이 책을 읽으며, 기도 해야 겠다는 마음을 다잡았다.

책을 읽고 나서도 오랜 시간이 지나면 망각하고 희미해져서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기억이 떨어지게 되는 것 같다. 사람은 얼마나 약하고 악한 동물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반복해서 나를 일깨우시고 기억하게 하시는 하나님께 찬양을 드리고 싶다. 더불어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뜨거운 하나님의 사랑과 예수님의 보혈, 그리고 성령님의 따뜻하심을 경험하기를 바라며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빛과 어둠의 영적 전쟁에서 더 많은 이들이 함께 승리할 수 있기를 바란다.

posted by sergea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