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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밤에 읽는 것이 좋다 - 김동호
"시는 밤에 읽는 것이 좋다
낮엔 해 새 꽃 개 나무...
이런 것 많이 읽고
밤엔 그들의 재현再現을 형형
색색으로 읽는 것이 좋다"
—————————
이름을 붙이고 싶다.
이 감정들 아니, 감정이 아니라 낯설게 심심하고 고요한 평화로움이라도, 이름을 붙여 규정하고 싶다.
그래서 결국 이 고요함이 우울인가 자문해 보아도,
물에 뜬 기름처럼 영 미끌거린다.
정하지 않으면 어떨까.
규정하지 않는 그런 태도는 내게 낯설다.
익숙하게 빨리 선을 그어 정해버리고 넘어가고 싶지만 이제는 그럴 수만은 없어서, 시를 읽어본다.
말 할 수 없는 감정들
표현 할 수 없는 마음들
그리고 정리되지 않은 이 모든 것들을 담아서
누군가 내 마음을 대신 말해 주기를
그렇게 세상과 조금이라도 연결 되었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기를 바라지만,
역시 나는, 게으른 동기를 크게 보상받은 적이 없고
어둠이 한층 더 편안해 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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