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29/2020] 2019 올해의 문제적 소설

독서/기타 2020. 7. 29. 12:08

2020년 하반기인데,

이제서야 빌려두었던 2019 올해의 문제적 소설들을 다 읽었다.

2020년 버전이 대출중이라 못 빌렸기 때문에 가져온 것도 있고,

또 장류진 작가의 '일의 기쁨과 슬픔'도 읽고 싶었기 때문에.

 

한국 고전 혹은 근대 소설들을 읽으며

내내 화자에 이입할 수 없고, 심하게 말하면 불쾌했던 경험들 때문에

(외국 고전들도 이에 대해서 자유롭기는 힘들다)

20대 후반까지는 한국 소설들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고,

비문학 서적들을 선호했다.

그런데 요즘은 한국 소설이 좋다.

자리에서 최선을 다 하는 여성 작가분들께 감사하다.

 

불을 끄고 매미 소리를 들으며

차가운 커피 한잔을 마신다.

그리고 한국의 정서에 대해 생각해 본다.

절제된 표현들과 언어.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사실주의적 시크함.

미국으로 다시 돌아갈 시간이 가까워 오니까

하나 하나 더 귀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금방 져서 더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꽃들처럼.

오늘의 삶을 충만하게 채울 수 있을까.

지난주부터 이번주 상반기 나름 열심히 지냈는데,

어쩌면 조금 쉬는 시간도 필요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이번주까지만 열심히 하고

다음주부터 좀 쉬어야지, 그런 계획들도 만지작 거리지만.

아무래도 오늘은 빈둥거려 봐야겠어.

 

비가 좀 그만 왔으면 좋겠다.

서울을 더 마음껏 담고 돌아가고 싶다.

posted by sergeant

[07/22/2020] Review and Professionalism

미국유학/유학생활 2020. 7. 22. 19:26

오늘 저널 투고 결과를 하나 받았는데, 수정후 재심이다 (부들부들).

게재불가가 뜨지 않은게 어디냐 싶냐만, 그래도 속이 쓰린것은 매 한가지.

 

리뷰를 천천히 읽어보며, (화를 내며) 프로페셔널리즘까지 생각이 미쳤다.

 

올초에 나는 미국에서 저널 리뷰어가 되었는데,

원래 full reviewer로 일 하려고 하던건 아니었고, 백업으로 그냥 보조 정도로 맡고 싶었으나

내 CV에 MA in statistics를 본 에디터가 나를 영업해 주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통계 잘 하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그래서 들어갔지 후훗

 

그리고 운이 좋게도

수업에서 정말 아무것도 건질 게 없었던 나이 든 할아버지 교수님이

첫날부터 review하는 방법을 가르쳐 줘서

(그게 수업 통틀어 가장 유용한 수업이 될거라고 당시엔 상상 못했다.
코로나로 그 수업은 모든 숙제와 출석 의무가 사라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틀을 보고 리뷰를 했다. 고마워요 Dr. W ㅋㅋㅋㅋ

 

첫 리뷰를 하면서부터 고급통계 리뷰를 맡아 버리는 바람에 (....)

Multilevel Analysis 공부를 미친듯이 하고,

라이팅 센터에서 나의 리뷰를 교정 보게 하고, 

마지막으로 지도교수님한테까지 SOS를 쳐가지고

내가 리뷰한거 한번만 내용 봐줄래? 라고 물어봐서 최종본을 보냈다.

적고보니 난 진짜 교수님한테 일을 너무 많이 시키는 최악의 박사생인듯.

내가 생각해도 난 너무 일을 too much로 하는거 같긴 한데,

아무튼 지도교수님도 내가 리뷰어 됐다고 하자 마자

첫 리뷰를 잘 해줘야 한다고 (ㅋㅋㅋ) 시간 좀 쓰라고 했었던 것도 있고..

정말로 리뷰 잘 하고 싶었던 것도 있어서 열심히 했었다. (변명..핑계..궁색..)

 

결과적으로, 리뷰 내용 보더니 지도교수가 "I have to say that it is a very thorough review with specific feedback. I think the editor will appreciate it. " 이렇게 보내줘서 좀 뿌듯했던 기억도 있음.

 

아니 이렇게 장황하게 이야기 하는 이유는

 

오늘 한국 저널에서 받아본 리뷰가 정말 개떡같아서.

개떡같다는 말로 밖에 표현이 안 된다.

 

미국은 reviewer로 일 하는 것도 돈을 받는게 아니라 봉사하는 건데,

한국은 심사비를 다 낸다.

그런데도 오늘 받은 리뷰어 3의 리뷰는

두 문단이었고,

첫번째 문단은 통계 결과에 대해 뭘 어떻게 설명하라는건지 말도 안 되는 조언을 해놨고
(결과에다가 의미에 대해 설명을 덧붙이라는건지, 논의에다가 왜 이렇게 나왔는지 다루라는 건지,
실제로 통계학적으로 봤을 때 상관이 없어도 되는 변인들에 대해 왜 상관이 안 나왔냐고 묻는데..
그럼 내 sample이 이상했나보죠 라고 대답을 해야하나... 실제 내가 상관이 있을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없었던게 내 결과고 분석에는 아무런 영향을 안 미친다는 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두번째 문단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정석대로 한 통계방식은 하나도 안 읽어 본거 같고 고급통계 기법을 사용하라고 방법을 죽 적어놨는데

혹시 본인 박사논문 방법이었던건지 좀 궁금하고, 통계 패키지 프로그램 사줄건지..?

특정한 통계 패키지 프로그램 사용하라고 말까지 써놔놔서 웃겼다.

 

리뷰하는 방법 배울 때, 여러가지 원칙들이 있지만

가장 기억나는거 하나는 잘된점 잘못된점 샌드위치로 적어줘야 한다는 것 (교육 방식에서 기본)

그리고 다른 하나는 '이 방법으로 해라.'라고 직접적으로 얘기하지 않는 것이다.

왜냐하면 오늘 이 건 처럼, 하나의 방법만이 정답은 아니고, 

만약에 저자가 틀린 부분이 있으면 틀렸다고 지적만 해주면 되지 굳이 답을 제시할 필요가 없기 때문.

근데 틀리지도 않은 분석방법에 대해 일언반구 피드백도 없이 본인 생각만 한문단 나열.

돈 받고 이런식으로 일 해도 되는건가 싶고

(자조적인 농담으로 같이 일하는 언니랑) 한국 저널 저자들은 돈주고도 욕먹는다고 ㅋㅋㅋㅋ

아무튼 그랬는데

 

프로페셔널리즘의 품위라는게 어떤건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는 좋은 계기였다.

괜히 "리뷰어한테 욕하지 마라" 이런 카툰이 나온게 아니다 싶긴 한데.

뭐 아무튼.. 품격있는 전문가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지.

그런 의미에서 뭐라고 잘 대답을 써서 낼지 매우 고민.

그리고 나중에 게재되든 불가 뜨던간에 리뷰어 3 클레임 걸어야 할지 말지도 고민.

(일 개떡같이 한다고 피드백 줘야 다음 애들한테 안 그럴듯.)

 

다시 열심히 해봐야지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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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ergeant

[07/16/2020] 연구공모상

미국유학/유학생활 2020. 7. 17. 08:45

연구 공모상을 받게 되었다!

오랜만에 좋은 소식이라 엄마한테 얘기하니까 엄마가 “그럼 얼마 준대?” 라고 묻길래 돈 주는 거 어떻게 알았냐니까 “상 받으면 당연히 돈 주지!” 이러길래 우스웠다. 오백불이라니까 70만원이네! 이러길래 60만원이지..ㅋㅋㅋㅋㅋ 라고 하니까 그런가? 이러는 엄마 ㅋㅋㅋㅋ

재밌었던건 자기전에 배우자랑 이야기하는데 배우자도 “얼마라구?” 묻길래 “500불!!” 이라고 하니까 엄마랑 똑같이 70만원이네.. 라길래 ㅋㅋㅋㅋㅋㅋㅋ 엄마랑 틀리는 금액도 똑같다니까 웃는다 ㅋㅋㅋ 그리고 “엄마가 상 주면 당연히 돈 주는거라던데, 초등학생 땐 상 아무리 많이 받아도 돈 안 줬잖아. 그건 뭐지.” 이러니까 배우자가 그건 상이 아니라 초등학생을 우롱하는 거라나 (농담이다). 애들을 돈도 안주고 개근시키는게 어딨냐며 ㅋㅋㅋㅋ 듣다 보니 그럴듯 하기도 하다.

주제도 내가 열정있는 쪽 연구라 기쁘다.

오늘은 친구가 집에 와서 숙박하기로 했다.
홈술살롱 오픈~~ ㅋㅋㅋㅋ Let me Celebrate th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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