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시절 읽었던 책 중에 몇권을 정리해 둔 파일들을 발견했다.

읽었던 모든 책들을 정리하지는 못했지만, 의미 있는 책 몇 권을 정리해 둔 것이라 현재 블로그에도 옮겨 둔다.

 

 

 


<책발췌>

 

p.22_정동, 정서 및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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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affect)’, ‘정서(emotion)’ 기분(feeling)'의 개념에 대한 학문적 역사를 살펴보면 명확하게 구분된 정의를 찾기가 매우 어렵다(Hillman, 1960; Jaspers, 1963; James, 1890, 1950; Freud, 1915, 1963). 이자드(Izard, 1979)는 정서를 정동적 과정과 지적 과정의 조합으로 본 반면, 기분은 의미와 근거에 의해 강렬해지고 풍부해지며 회고에 의해서만 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정서적 상태를 반영한다고 보았다. 이런 명료한 학문적 구분이 있지만 여기서는 정동, 정서 및 기분을 다음과 같이 구분하는 것이 유용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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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 : 정동을 자극에 대한 무의식적이고 생리적인 반응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진화과정을 통해 적응적인 행동 반응 체계로 발전해 온 자동적이고 생리적이며 동기적이고 신경학적인 과정들이 포함된다. 정동에는 반영적 평가가 포함되지 않는다. 정동은 단지 일어날 뿐이다. 반면, 정서와 기분은 이런 무의식적인 정동과정이 의식화된 산물이라는 점에서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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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 기분에는 정동에 대한 생리적 감각을 자각하는 것이 포함된다. 여기에는 몸이 어질어질한것이나 긴장되는 느낌같이 몸이 느끼는 경험들이 포함된다. 이보다 더 복잡한 몸에서 느껴지는 느낌에는 우리가 복합적인 기분 혹은 감정이라고 부르는 것들, 즉 어떤 일이 올바르게 되지 않았거나 배려 받지 못했을 때 느끼는 모욕감이나 가라앉는느낌처럼 의미가 느껴지는 감정들이 포함된다. 그리고 이런 기분 상태는 정동을 자기 자신과 연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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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 : 의식적으로 경험된 인간의 정서는 기분 상태 및 행위 경향성이 이를 이를 촉발한 상황 및 자기와 결합될 때 생겨나는 경험이다. 따라서 정서는 여러 가지 수준이 처리과정이 통합된 것이다(Greenberg & Safran, 1987). 여기에는 각기 고유한 행위 경향성이나 얼굴 표정을 수반하는 두려움, 분노, 슬픔과 같이 구체적인 정서 경험도 있으며 보다 복잡한 이야기나 각본을 수반하는 질투나 자부심 같은 복합적인 정서도 있다. 정서는 경험에 개인적인 의미를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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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와 이성의 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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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의 치료적 효과를 다룬 과거 대부분의 이론가들은 전통적으로 정서의 비합리성을 강조하였다. 하지만 이 책 전반에 걸쳐 우리는 정서의 조직화(organizing) 역할을 강조하고, 정서가 결정과정이나 문제해결 능력을 어떻게 인도하고 강화하는지를 일관성 있게 보여 주고자 한다. 정서는 우리에게 무엇이 중요한지를 알려 준다. 정서는 인식해야 할 목표를 설정해 주며, 이런 과정을 거친 후에야 비로소 인지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를 바로 볼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치료 장면에서 정서를 왜,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그 중요성과 새로운 의미를 창출하기 위해 정서를 이성과 어떻게 통합할지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정서는 여러 가지 수준의 정보처리를 통합하는 복합적인 구성과정에서 생겨난다(Barnard & Teasdale, 1991; Greenberg et al., 1993; Greenberg & Pascual-Leone, 1995; Teasdale & Barnard, 1993; Watson & Greenberg, 1995). 우리 내부에서는 정동적, 인지적, 동기적 그리고 감각운동적인 정보들이 항상 복합적으로 통합되고 있다. 러한 것들은 모두 경험과 행위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다. 이런 정보처리 과정들이 통합되어 최종적인 기분을 낳는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암묵적인 수준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의식 속에 떠올라 자각되고 종합될 때만이 정서와 이성의 온전한 통합이 가능하다. 신체가 느끼는 감각에 주의를 기울이고 이를 자각하여 상징화할 때 비로소 정서가 의식 속에 출현하게 된다. 그리고 이렇게 의식적으로 상징화된 요소(material)가 새로운 의미를 창조하고 문제를 해결하거나 올바른 결정을 하도록 인도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의식은 인간의 경험을 통제하는 위계의 정점에 반드시 있는 것도 아니며 외로운 단독자도 아니다. 그보다는 정서 도식, 즉 경험을 처리하는 암묵적인 정서적, 동기적, 인지적 수준이 근본적인 역할을 한다. 정서 도식은 의식적인 이성이나 자동화된 행동보다 높은, 가장 높은 수준의 처리과정을 형성한다. 이러한 과정들이 바로 의식적 사고와 행위를 인도하며, 우리가 결정하고 선택하는데 중요한 복합적이고 정서적인 감각(대개 신체가 느끼는 감각)을 제공하는 것이다. ... 의식을 지배하는 것은 보이지 않는 암묵적인 정서적, 동기적, 인지적 과정이다(Greenberg et al., 1993).

 

posted by sergea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