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가면 -2017.01.25

독서/심리 2018. 6. 18. 16:43

 

TED에서 유명한 브레네브라운의 저서, 마음가면.

 

1. 수치심이라는 주제는 사람공부를 처음 시작할 때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했지만, 상담을 4년 이상 공부한 지금은 매우 흥미로운 주제.
많은 우울,불안,완벽주의 등의 역기능적 감정들과 연결되어 있는 수치심은 실제로 더 나은 삶을 디자인하고 자신을 깊이 알아보기 위한 중요한 단서가 될 수도 있다.

2. 이 책에서는 취약성과 나약함에 대한 섬세한 시각을 통해 '온 마음 다해 사는 삶'을 주장한다.

  한 분야에서 깊이 있게 성찰한 연구자의 글이라, 여러 통찰이 많이 와닿기는 했으나 (내가 익숙하고, 원했던 방식의) 양적연구들이 풍부하게 실려있지는 않아서 아쉬웠다. 아무래도 질적 연구를 진행하고, 인터뷰를 통해 통찰을 얻는 형태가 익숙하지 않은 탓이 클 것 같다.

3. 실제 상담 현장에서는 좀 더 세밀한 조정이 필요하다.

최근 만나는 우울한 내담자와 '온 마음 다해 사는 삶'에 대해 얘기하며 느낀 점은 브레네 브라운이 (의도한 바는 아니겠지만, 책에서 다 담을 수 없어서) 주장하는 것처럼 아름답고, 강력하고, 성공적인 마법 같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도전 자체의 아름다움을 계속 강조하기에는, 우리의 실패가 예상보다, 그리고 실제로도 너무 쓰라리고 무섭고 아프다.  다만 그녀도 얘기했듯이... 우리는 혼자가 아니고, 모두가 이것이 너무 무섭고 아프고 힘들다는 걸 계속 붙잡고 함께 나가야겠지 싶다.
함께 씨름할 문제다.

<책 발췌>

 

p.38
 자신이 너무나 평범하고 부족한 존재라서 괴로울 때 명예와 지위와 찬사를 갈구하는 느낌은 강력한 진통제와 비슷하다.


P.108
비판(비판은 수치심을 증폭시킨다)이 아닌 공감은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는 단순한 메시지를 전해준다. 공감은 수치심의 웅덩이에서 빠져나가도록 해주는 사다리다.
공감은 누군가가 지금 경험하고 있는 감정과의 이어짐이지, 그 사건이나 상황과의 이어짐이 아니다. 내가 혼자가 아니라는 진실(나의 경험은 인간적인 것이라는 진실)을 깨닫자마자 나의 수치심은 씻은 듯 사라졌다.
.. 공감은 신비롭고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다. 공감에는 대본이 없다. 공감을 잘하는 방법은 정해져 있지 않다. 그저 이야기를 들어주고 상애를 존중하면 된다. 섣부른 비판을 삼가고 상대의 감정에 다가서고,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는 놀라운 치유력을 가진 메시지를 전달하면 된다.

사람은 비밀의 개수만큼 아프다고 주장하는 12단계 치유 프오그램에는 나름의 과학적 근거가 있다. 눈에 띄는 연구 하나를 살펴보자. 텍사스대학의 심리학 교수인 제임스 펜베이커james pennebaker와 동료들은 트라우마(강간과 근친상간)를 비밀로 간직했돈 사람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를 추적했다. 연구팀이 발견한 바에 따르면, 트라우마의 원인이 된 사건에 관해 아무에게도 말하거나 의논하지 않은 행위는 그 사건 자체보다 더 치명적으로 작용했다. 반대로 자신의 이야기와 경험을 털어놓은 트라우마 피해자들은 육체적 건강이 개선되고 병원 치료 횟수가 줄었으며 스트레스호르몬 수치가 의미있기 낮아졌다.

p.117
먼저 세상은 여자들에게 완벽해지라고 요구한다. 단, 완벽해지기 위해 법석을 떨지 않아야 한다. 다른 어떤 일에 쏟는 시간을 줄여서도 안 된다. 가조과 배우자와 직장에 충실하면서 완벽한 사람이 돼야 한다. 당신이 진짜로 훌륭한 사람이라면 쉽게 완벽해질 수 있다. 그런가 하면 당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되, 다른 사람을 화나게 하거나 기분 상하게 하지 말라고도 요구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여자들은 성적 매력도 높여야 한다. 단, 아이들을 재우고 강아지를 산책시키고 집안 청소까지 끝낸 후에. 하지만 학부모로서 교사들과 만나는 자리에서는 성적 매력을 감춰야 한다. 뭘 하든 두 가지 역할을 혼동하지 마라. 학부모-교사 회의에서 섹시한 모습을 보이는 여자들을 두고 사람들이 뭐라고 수군거리는지 알지 않나? 또한 이 모든 요구를 수용하는 동시에 내 본연의 모습대로 행동하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하지만 수줍어하거나 우유부단한 모습은 좋지 않다. 여자는 자신감이 넘쳐야 섹시하다. 당신이 젊고 육체미가 넘친다면 더욱 그렇다. 또한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면 안 된다. 그러면서도 솔직하게 굴어야 한다는 것이 포인트. 마지막으로 여자들은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행동하면 안 된다. 하지만 지나치게 냉정하게 굴어도 곤란하다. 너무 감정적이면 히스테리 부리는 여자로 보인다. 너무 냉정하면 '인정머리 없는 년'이 된다.
 최근에 미국 학자들이 수행한 성역할 규범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여자다움'의 속성은 다음과 같다. 상냥함, 날씬한 몸매를 만들려는 노력, 자신의 능력이나 재능을 애써 드러내지 않는 겸손한 태도, 가정에 충실한 것, 아이들을 잘 돌보는 것, 낭만적인 사랑을 추구하는 것, 한 사람에게 충실하면서 성적 친밀감을 유지하는 것, 돈과 시간을 투자해서 외모를 가꾸는 것. 이 규범에 따르면 우리는 되도록 착하게, 조용하게, 평범하게 살아야 한다. 그리고 예뻐지는 일에 우리의 시간과 능력을 쏟아야 한다. 우리가 가진 꿈이나 욕구나 재능은 중요하지 않다. 암 치료법을 발견한 어떤 젊은 여자가 이 목록을 보고 자신의 능력을 숨겨야 겠다고 마음먹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그녀가 규범에 순응하기로 마음먹는다면 아무도 그녀의 천재성을 알지 못할 것이다.

 

p.120
 불완전함에 대한 나의 글이 CNN닷컴에 올라갔을 때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CNN닷컴 편집자는 나의 글을 실으면서 내가 찍은 사진 한장을 곁들였다. 친한 친구가 가슴에 "나는 이만하면 괜찮아."라는 글씨를 새긴 옷을 입고 있는 사진이었다. 아름다운 의미를 갖고 있다고 생각해서 서재에 걸어놓고 틈날 때마다 보는 사진이다. 그런데 그 사진을 본 사람들이 줄줄이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저 여자는 자기가 괜찮은 편이라고 생각하나본데, 가슴을 보아하니 돈을 더 써야겠네.;
'브레네 브라운 같은 외모를 가졌다면 나라도 불완전성을 받아들이겠다.'
 이런 독설이 현대사회의 잔인한 일면이며 누구든 가리지 않고 먹잇감으로 삼는다는 것쯤은 나도 안다. 하지만 그 사람들이 나를 공격하는 방법과 그들이 찾아낸 공격 지점을 보니 기가 막혔다. 하필이면 나의 외모와 자녀 양육을 표적으로 삼다니! 그들은 여자다움의 규범 목록 맨 앞에 등장하는 두 가지를 가지고 나를 때려눕히려 했다. 그들은 나의 지적 능력이나 주장을 공격하지 않았다. 그런 것으로는 큰 타격을 입히지도 못했을 것이다.

 

>책의 내용이 여자들의 수치심만에서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 좋았다.
p.123
여자들이 자연미인이어야 하고 날씬해야 하고 매사에 완벽해야 하고 훌륭한 엄마여야 한다는 요구에 시달린다면, 남자들은 상자 안에서 갑갑갑하게 살아간다. 그 상자는 남자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남자가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은 무엇인지 정해준다. 하지만 남자들의 모든 규칙은 단 하나의 명령으로 요약된다.
 "약해지지 마라!"
......
중요한 사실 하나 더. 우리 사회는 남자들에게 동성애 공포증을 유발하는 잔인한 메시지를 보낸다. 우리 사회에서 남자다운 사람이 되고 싶다면 자신이 동성애자가 아닌 것으로는 부족하다. 동성애자 집단을 향한 혐오를 겉으로 드러내야 한다. 앞서 소개한 연구에서도 "우리 패거리에 들어오고 싶다면 저 사람들을 싫어해야 해."라는 요구를 수치심의 중요한 요인으로 꼽았다. 그 패거리가 교회든 갱단이든 바느질 모임이든 남자다운 사람들의 모임이든 간에 별 차이는 없다. 어떤 집단에 속한 사람들에게 소속의 조건으로 다른 사람 또는 다른 집단을 싫어하라거나 가입하지 말라거나 거리를 두라고 요구하는 것은 통제와 지배의 수단이다. 우리는 다른 집단에 대한 경멸을 가입의 조건으로 내거는 모든 집단의 의도를 의심해 봐야한다. 그것은 소속감을 가장하고 있다. 하지만 진짜 소속감은 누군가에 대한 거부를 토대로 삼지 않는다. < 남성들의 게이혐오증은..개인적으로는 좀 더 복잡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정리하고 있으나 소속의 조건에 대한 부분이 꽤나 마음에 들었다.
완벽주의에서 해방되고 싶다면 남들이 뭐라고 생각하는지 신경 쓰지 말고 스스로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p.222
종교 역시 사회계약 불이행의 한 예다. 놓아버리기는 대개의 겨우 리더들이 자신들이 설교하는 가치들을 구현하며 살지 않은 결과다. ... 종교지도자들이 미지의 대상과 맞서는 방법과 신비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방법을 가르치면서도 모범을 보이지 못할 때, 우리의 두려움과 확실성에 대한 욕구를 자기들에게 유리하게 이용할 때, 영성에서 취약성을 빼버리고 신앙을 순종과 처벌로 대체할 때 신앙의 개념을 스스로 무너진다. 신앙에서 취약성을 빼버리면 정치만 남는다.
<-교회에서의 정치질을 느끼는 경험의 근거를 찾은듯한 느낌이었다.

p.248
"지금 여러분의 마음이 편안하다면 나는 아무것도 가르치고 있지 않은 겁니다. 여러분은 아무것도 배우지 않고 있는 겁니다. 여기는 불편한 자리입니다. 그래도 괜찮아요. 그게 정상적인 배움의 과정입니다."
<-프로불편러들을 위한 위로
posted by sergea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