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2019. 7

독서/종교 2019. 6. 25. 08:42

 

당신의 진리는 안전한가요?

 

어린 시절에는 진리라는 단어를 참 좋아했었던 기억이 난다.

진리를 깨달은 사람이라면, 무언가 힘이 있는 느낌. 삶을 헌신할 분명한 목적이 있는 감각, 그리고 자부심.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내가 익숙한 기독교적 진리라는 것이 폭력을 휘두르는 정당한 도구로 사용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고 그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 썩 유쾌하지만은 않았다.



누구보다 정확하게 파스칼은 이 현실을 직시하였습니다. 물음을 던질 수 있고 생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간은 위대한 존재이지만, 자신의 현실을 피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인간은 비참한 존재입니다. 

 

진리는 증명되는 게 아니라, 진리임을 받아들이고 세상을 볼 때 오히려 세상이 정확하고 잘 보이기 때문에 진리인 줄 알게 됩니다.

 

돌아보면, 그 불쾌함 때문에 진리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나도 많이 회피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단어가 너무 거창해서, 폭력의 탄알로 사용되는 용례들이 진절머리 나서, 결국 진리라는 것을 깔끔하게 정의해 내기가 어려울 뿐더러 그 결론의 의미가 유용한지 모르겠다는 등의 다양한 이유로.

그러나 책을 읽으며 다시 나에게 질문하고, 직면하는 지난한 시간을 다시 생각해 봐야 하는걸까 고민하게 되었다.
물론 여전히 피곤하고 보기 싫은 마음이 크다. 직면이 성격상 가장 큰 장점이라던 나의 베짱은 어딜간건지,, 피할 수 없는 현실의 고통들의 비참함 때문에 싫다는 생각이 많이 들지만. 

posted by sergea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