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uctivity - 02/26/2020

미국유학/유학생활 2020. 2. 27. 14:04

위스키를 한잔 하면서 오늘 하루를 돌아보는 매일의 마무리 시간이 되면, 어떤 날은 오늘 참 많은 일을 했다 싶고 어떤 날은 오늘 왜 이렇게 한게 없나 싶을 때가 있다.

지난 학기부터 좋은 사람이 후배로 들어와서, 같이 수업도 듣고 밥도 먹고 이런 저런 속마음을 나눌 수 있어서 참 좋은데, 이 이야기도 그 친구와 나눈 이야기 중 하나였다.
어쩌면 일을 많이 한 날은 한 게 없다고 느껴지는 날이고, 일을 많이 못 한 날이 한게 많다고 느껴지는 날일 수도 있다고.

합리적인 이유는 없지만, 맞는 말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오늘(수요일)은 이번 학기 중 가장 바쁜 날이다.
10시30분에 성범죄 학생 자문위원회 회의가 있고,
수업이 두개가 있어서 도시락을 싸오는게 좋은 날 (밥 사러 갈 시간도 촉박함).
게다가 오늘은 9시30분에 학과장이랑 회의도 있고 점심 먹을 시간에는 workshop을 신청해 놔서, 하루종일 풀이었다.

좋았던 건, 워크샵에서 주문 된 샌드위치가 너무 많아서 남은거 다 가져가라길래 저녁으로도 먹으려고 한개 더 집어왔더니 저녁 수업을 하며 밥을 든든하게 먹은 탓에 오피스로 다시 돌아가 10시까지 일을 마무리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따지고 보면 오늘 하루 열두시간 이상을 정말 열심히 일을 했는데, 막상 집에 와 보니 오늘 왜 이렇게 한 것이 없나 싶은 기분이 드는거다.

 

그러고 나서 천천히 생각해 보니,
해야 할 일들을 많이 하는 날이 좋은 날 (“오늘 많은 일을 했군!”)이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일들에 시간을 많이 할애할 수 있었던 날이 좋은날 인 것 같단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 하고 싶은 일들을 하는 날들 마저도 가끔은, 오늘은 성과가 많지는 않았네 싶은 마음도 든다는 사실 까지도.

 

그러나 매일 사람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만 살 수는 없으니, 이렇게 하루종일 다른 의무들로 바쁜 날도 그럭저럭 잘 보낸 날이라고. 오늘 하루도 참 많이 수고 했다고 나 자신에게 이야기 해 주고 싶다.

 

하루가 모여 일주일이 되고
일주일이 모여 한달이 된 후에,
그렇게 일년 이년 삼년이 지나고 나면
나는 조금 더 내가 존경하는 사람들을 닮은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그렇게 오늘 내게 주어진 이 하루를 성실하게 채워내고 싶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갈 수 있어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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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ergea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