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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든 다는 것은 좋은 거다.
요즘 젊은 친구들은 서른살이 되면, 혹은 스물 후반 특정 나이가 되면 죽고싶다는 말도 곧잘 한다던데
(실제로 7살 어린 내 친한 동생도 그런 말을 종종 하고)
나는 나이가 들어서 아주 좋다.
스무살 초반에 만났던 언니들이 그렇게 말했고,
그후로 만났던 많은 '나이 든' (그래 봤자 고작 7-8살 많겠지만) 사람들이 그랬다.
그런 사람들을 볼 수 있었던 게 운이 좋았던 것일 수도.
아무튼 이십대 초반에는 뭐든 많이 경험해 보고 싶다고,
내가 직접 경험하지 않은 것들은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지독한 경험주의자라고 생각했다.
삼십대 초반인 지금 약간은 다르지만,
여전히 경험해 본 것들이 있어서 (그것이 비단 여행이나 삶이 아니라도)
그를 통해 머리로만 아는 것이 아니라 삶으로 아는 문장들 때문에
경험주의자가 된다.
특히 관계에 있어서도 이 전의 경험들이 겹겹하게 쌓이면서
나와 잘 맞는 사람
나와 맞지 않는 사람
특히 맞지 않는 사람과의 거리 유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되었다.
한번 헤어지기로 결심한 사람은
다시 만나도 똑같은 이유로 연락을 끊게 된 다는 것을 경험으로 배웠고
과거에 힘들었던 관계들도
그 때 참 다들 힘든 시기와 상황에 있었구나
조금은 이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좋은 관계의 사람이
마냥 항상 완벽하게 맞을 수 없고
그래서 거리를 두는 것이 서로에게 편하다는 것도 안다.
그렇게 돌아보다 보면,
그 시절의 나는 참 어리고 서툴렀구나.
그런 생각들이 들고
여전히 미숙하고 서툰 나의 울퉁불퉁한 표면들을 생각하게 된다.
결국 내가 '드디어' 성인이 되었다고 느끼는 날이 올까 싶기도 하다.
장마철이다.
집에 있을 수 있으니 좋다. 비가 시원하게 내렸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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