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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한 해를 2학년으로 시작해야 할 것 같은데, 아직 한 학기밖에 안 끝냈다니.
'이건, 이래야만 할 것 같아' (should) 라는 생각과 마음은 내게 항상 거추장 스럽다. 게다가 중요한 것도 아닌데.
이렇게 부유하는 느낌으로 살다가 시간이 휙 가버릴까봐 조금은 두렵다.
이렇게 궁시렁 거리고 있지만, 꽤 평화로운 겨울 방학 시간을 보냈다.
연예인 홍진경씨가 한 말 중에, 행복이란 "자려고 누웠을 때 마음에 걸리는게 하나도 없는 것"이라고 했는데,
요즘 내가 그렇게 생활해 왔었다. 심심하고 평화로운 생활. 어릴 적에 생각하던 행복의 모습과는 참 다른 시간.
이 한가로운 방학 생활을 청산해야 한다니.. 마음으로 눈물이 줄줄.
첫 가을 학기는, 에너지를 활활 태운 학기였다.
많은 분들이 첫 학기는 생존만 해도 잘 하는 거라고 격려해 주셨는데.
1. 운전에도 많이 익숙해 졌고
2. 집 정리, 생활 패턴 안정화도 많이 했고
3. *지도교수도 바꾸었고
4. 학회에 가서 발표도 한번 했다. (주어진 1년 travel Grant를 다 사용해서, 다가올 학기에 갈 학회를 위한 새grant 획득!)
생존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이 든다.
그렇게 에너지를 활활 태우고 나니 학기 말 쯤에는 번아웃이 살짝 오는 것 같았다.
유학 생활을 시작하며 좋은 동료, 친구들을 만나게 되어서 행복하고 감사하기도 했지만
익숙했던 것들과의 작별, 언어 장벽의 문제, 혼자서 많은 것들을 헤쳐나가야 한다는 긴장감에
생활 전반에 깊은 슬픔이 깔려있었다.
최근들어 기억해 낸 사실은,
20대 초반까지 나는 꽤 우울한 사람이었고
"똑똑한 사람은 우울한 사람일 수 밖에 없다."는 우울 예찬론자들의 주장을 좋아했었다.
그런데 그런 슬픔의 감정들을 꽤 오랫동안 잊고 살아왔다.
외부적으로 부조리한 일들에 분노했기 때문도 있고, 그 분노가 동력이 되어 무언가를 계속 하게 했기 때문도 있고,
배우자가 제공해준 완벽한 안전기지 때문일 수도 있겠다.
그런데 30대로 들어서면서, 십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들이 든다는건 참 재밌는 일이다.
이번 학기는 또 어떤 일들이 생길까?
항상 예측하고 싶어했지만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었는데.
두렵기도 하고 기대되기도 한다.
이번학기에는
1. 학회에 가서 발표를 할 수 있었으면, 그리고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2. 여름 방학에 진행할 연구를 위한 준비를 끝내고, grant를 지원받을 수 있었으면!
올 한 해 장기적으로는
- 배우자의 이직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한 해동안 바라는게 내 자신의 목표가 아닌 남의 목표였던 적은 처음인 것 같다. 남이라니 좀 이상하긴 하네.
2019년은 어떤 색일까 궁금하다. 무엇을 얻고 어떻게 변화하고 또 지켜낼 수 있을까?
글로 적고 나니 조금은 더 기대가 된다.
Youtube 아저씨들의 조언대로 30분 코드 빼놨었으니 제발 다시 일해랴 프린터야!!
이번학기도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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