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지식인의 기만적인 실체에 대한 폭로를 차근차근 이야기 해주는 촘스키의 인터뷰 형식 이야기.

9월 말부터 읽어서 꼼꼼이 차근차근 읽었다.

요즘 같은 때에 좀 더 마음에 두고 새겨야 할 것 같은 내용들.

그리고... 대중의 힘, 깊이있는 커뮤니케이션, 연대의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해 본다.

 

 


<책 발췌>

 

전자책p.38

나는 개인적으로, 정규교육을 전혀 받지 않았지만 적어도 내 눈에는 훌륭한 지식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을 알고 있습니다. 거꾸로 이런 이상에 전혀 부응하지 못하지만 세상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대학교수들과 저술가들도 많이 알고 있습니다.

 

p.44

실제로 수천년 전부터 그래왔지만, 지식인의 역할은 민중을 소극적이고 순종적이며 무지한 존재, 결국 프로그램된 존재로 만드는데 있습니다.

 

p.50

사회가 자유로워질수록 무력을 사용하기가 어렵습니다.

p.51

다시 한번 강조해두고 싶습니다. 사회가 민주화 될 때, 달리 말해서 국민을 강제로 통제하고 소외시키기 힘들 때 엘리트 집단은 선전이란 방법을 동원합니다.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하지만, 과학적 수법과 선전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여타의 수법까지 동원한 공개적이고 의도된 현상이기도 합니다.

 홍보와 광고, 그래픽 아트, 영화, 텔레비전 등을 운영하는 거대 기업의 주된 목표가 무엇이겠습니까? 무엇보다 인간 정신을 지배하는 것입니다. '인위적 욕구'를 만들어내서, 대중이 그 욕구를 맹목적으로 추구하게 만듭니다. 그 결과 대중은 서로 소외되어갈 뿐입니다. 이런 기업의 경영자들은 아주 실리적으로 접근합니다. '대중의 삶을 표피적인 것, 즉 소비에 몰두하게 만들어야 한다!'라고 생각합니다. 인공의 벽을 세우고 대중을 그 벽 안에 가둬 격리시키려 합니다.

 신문과 방송, 광고와 예술 등 어떤 수단을 사용하든 간에 선전 자체는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선전 수법이 나날이 교묘해지고 있다는 사실이 새로울 뿐입니다. 예전부터 그 역할은 지식인의 몫이었습니다. 학식과 지식을 지닌 사람들의 몫이었습니다.

 

- 성직자들도 빼놓을 수 없겠죠?

- 물론입니다. 도스토옙스키의 소설에 등장하는 종교재판소 판사가 단적인 예입니다. 성전에서도 똑같은 예를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선지자'가 그 시대의 '지식인'이었을 테니까요.

 

- 그렇다면 선생님은 '지식인'을 어떤 사람이라 정의하십니까?

- 마음가짐으로 정의하고 싶습니다. 말하자면 인간의 문제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서 진지하게 고민하고 자기 나름대로 이해하고 통찰해보려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합니다.

나는 개인적으로, 정규교육을 전혀 받지 않았지만 적어도 내 눈에는 훌륭한 지식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을 알고 있습니다. 거꾸로 이런 이상에 전혀 부응하지 못하지만 세상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대학교수들과 저술가들도 많이 알고 있습니다.

 '저명한 지식인'이 곧 진정한 지식인이라 말할 수는 없습니다. '저명한 지식인'은 어떤 사람입니까? 그들만의 고유한 권력 체계 내에서 '책임 있는 지식인'이란 직함을 부여받은 사람입니다. 게다가 서구 사회에서 그들은 스스로 '책임 있는 지식인'이라 자처합니다. 적어도 내 생각에는 그렇습니다. 반면에 사람들은 그들을 '테크노크라트 지식인'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사회에 분란의 씨앗을 뿌리는 '무책임한 지식인', 즉 '반체제적 지시인'과 구분하겠다고 말입니다.

 그런데 적국에 대해 말할 때는 가치 기준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테크노크라트 지식인들은 '인민 위원'이나 '기관원'이라 매도하며 물불을 가리지 않고 비난합니다. 반면에 반체제적 지식인들, 결국 적국의 지배자들에게 멸시당하고 핍박당하는 불평분자들에게는 월계관을 씌워줍니다.

 이런 차별은 아주 옛날부터 있었습니다. 성경을 예로 들어볼까요? 히브리어에 상당히 모호한 뜻을 지닌 '나비'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서구인들은 이 단어를 '선지자'라 번역했습니다. 실제로는 '지식인'에 가까운 뜻입니다. 하여간 선지자라 불린 사람들은 정치 문제에 관여하면서 도덕적 판결을 내렸습니다. 성경 시대에 그들은 증오의 대상이었고 멸시와 경멸을 받았습니다. 요컨대 그들이 투옥당하거나 사막으로 내쫓긴 것은 반체제적인 인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로부터 수 세기가 지난 후에야 그들은 공로를 인정받고 선지자라는 명예를 얻었습니다.

 한편 그 시대에 존경받고 칭송받는 사람들은 권력자에게 빌붙은 추종자이거나 아첨꾼이었습니다. 그들 중 훗날 대중으로부터 진정한 예언자로 추앙받은 사람응ㄴ 한명도 없습니다. 20세기는 어떨가요? 소비에트 치하에서 투옥된 지식인들, 미국의 영향권에 있는 땅에서 암살 당한 지식인들이 진정한 예언자가 아닐까요?

 

p.93

통찰력 있는 지식인이라면 대중을 그저 구경꾼으로 만드는 이런 흐름을 꿰뚫어 보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식인은 입을 다문 채 대중을 종속시키려는 이런 음모에 가담합니다. 그들의 밥줄이기 때문입니다.

 

p.166

-요컨대 선생님이 염려하시는 것은 무엇입니까?

-우리 경제체제는 무척이나 불안정합니다. 누구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습니다. 특히 환경 재앙으로 경제체제가 붕괴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진정한 시장경제라면 모두에게 재앙이 닥치게 될 것입니다. 진정한 시장경제에서는 모두가 이익을 극대화하는데 혈안이 되어 다른 곳에는 신경조차 쓰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기업계는 시장을 자율에 맡겨놓은 적이 한번도 없었던 것입니다. 시장에서는 누구나 소유한 몫만큼의 권리를 행사하려 합니다. 가령 당신에게 25달러가 있다면, 그 25달러만큼 시장에서 당신의 위치를 갖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시장에 없는 사람, 즉 미래 세대가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내리는 결정의 결과를 짊어져야 할 사람이 바로 그들입니다.

 

p.261

 대중은 각자의 삶을 영위하는데 전념할 것이고, 순간적으로 유행하는 소비재와 같은 피상적인 것에 열중하게 될 것입니다. 모든 단계의 정책 결정에서 '참여자'가 아니라 '구경꾼'에 머물게 될 것입니다. 심지어 노동 현장과 그 이상에 관련된 정책 결정에서도 말입니다.

 

p.303

- 다시 같은 질문을 드려야겠습니다. 국민이 혁명 세력으로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당신이 앞장서서 기존 질서를 뒤바꾸려 한다면 그 대가를 호되게 치러야 할 것입니다.

 혁명까지 말할 것도 없습니다. 가령 노동조합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당신이 노동조합을 만들었다고 칩시다. 당신 동료들은 그 혜택을 누릴 수 있겠지만, 당신은 절대 그 열매를 즐길 수 없습니다. 오히려 당신은 끊임없는 회유와 협박에 시달려야 할 것입니다. 어쩌면 그 이상일지도 모릅니다. 요컨대 행동하는 데는 그 대가를 기꺼이 치르겠다는 각오가 우선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특권을 누리는 지식인도 다를 바가 없습니다. 반체제운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지식인이 있다고 합시다. 적어도 법치국가인 우리 사회에서 목숨까지야 잃지 않겠지만 적잖은 고통을 각오해야 할 것입니다. 중상모략과 비난이 빗발칠 것입니다. 이런 상황을 이겨낼 수 없다면 그가 택할 길은 오직 하나뿐입니다. 바로 반체제운동을 포기하는 길입니다. 여론에 민감한 사람은 옴짝달싹 못할 수도 있습니다.

 행동하고 싶다면 주변의 소리에 귀를 닫아야 합니다. 주변의 소리를 무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자신이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자유롭게 행동에 옮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나는 어떻냐고요? 괜찮습니다. 특권층이니까요. 하지만 아무런 특권도 누리지 못하는 노동자는 그 대가를 호되게 치러야 합니다.

 이런 곤경에 처하지 않을 유일한 길은 조직화 되는 것입니다. 예컨대 노동조합으로 조직화된다면 혼자서 감당하기 힘든 희생도 수월하게 넘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노동조합과 같은 조직을 파괴하려는 음모가 다각도로 펼쳐지는 것입니다. 어쩌면 선전이 아니라 이런 파괴 공작이야 말로 국민이 혁명 세력으로 발전하지 못하게 막는 것일 수 있습니다.

 

 

p.341

 워터 게이트는 언론과 지식인의 원칙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입니다. 권력층은 비난하지 않는다! 이것이 그들의 원칙입니다. 그렇습니다. 가난한 흑인은 암살해도 상관없지만 권력을 움켜쥔 사람을 비난해서는 안됩니다. 지배 이데올로기에 순종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이 말을 꼭 머릿속에 새겨두라고 충고하고 싶습니다. 이 충고보다 현실적인 충고는 달리 없을 것입니다.

 합법적인 정당이더라도 힘없는 군소정당이라면 당신도 국가경찰을 보내 박살낼 수 있습니다.

p.359

비판정신이 실종되는 것은 커뮤니케이션의 속도 경쟁 때문이 아닙니다. 깊이가 없는 커뮤니케이션 탓입니다. 방금 말했듯이 신문을 한 달 뒤에 보더라도 변하는 것은 없습니다. 오늘이나 한 달 뒤나 똑같은 식으로 이해할 수 밖에 없을 테니까요.

 

'독서 > 기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상실의 시대 2016. 11. 07  (0) 2018.06.18
상냥한 폭력의 시대 2016. 11.03  (0) 2018.06.18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16.10.22  (0) 2018.06.18
채식주의자 - 16.07.21  (0) 2018.06.18
손석희가 말하는 법 - 16.08.16  (0) 2018.06.18
posted by sergeant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16.10.22

독서/기타 2018. 6. 18. 18:01

 

알랭 드 보통에 따르면, 예술은 '삶의 비평'이다. 특히 그 중에서도 비극이라는 장르는, 인간으로 하여금 자신의 문제로 점철된 삶을 수용하며 동시에, 타인의 부정함 앞에서도 겸손하여 질 수 있는 내레이션을 제공한다. 이번 신작 역시 기존의 주장처럼, 그는 우리의 삶의 문제를 따뜻하게 쓰다듬고, 인물들의 과오에도 칼을 들이대기 보다는 차분하고 공감적으로 그의 이야기를 풀어놓는 편을 택한다.

무엇보다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내가 그의 구절 구절을 '주옥같다'며 좋아하는 것처럼. 그 또한 내가 아끼는 '심리치료'에 대해 부드럽고 따뜻한 시선을 유지해준다. 만약 세계적인 작가나 대중철학자가 되지 않았다면 분명 심리치료의 대가가 되었을 것 같다며, 혼자서 남의 인생을 가지고 소설을 쓰고.. 나에게 항상 Good-Enough한 작가 알랭 드 보통의 신작. 추천합니다..

 


 

전자책p.163
잘 들어주는 사람은 의사 전달을 잘 하는 사람 못지않게 드물거나 중요하다. 잘 들어주는 사람 역시 특별한 자신감이 그 비결이다. 어떤 확고한 가정에 심각한 도전이 될 수 있는 정보로 인해 경로를 이탈하거나 그 무게에 무너져 내리지 않을 수 있는 수용력 말이다. 잘 들어 주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라면 마음 속에 얼마간 담아둘 혼란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이미 경험을 통해 모든 게 결국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전자책p.246
사랑을 듬뿍 받은 아이란 쉽지 않은 선례다. 본질상 부모의 사랑은 그 사랑을 베풀기 위해 쏟은 노력을 감추는 작용을 한다. 부모의 사라은 받는 사람에게 베푸는 사람의 복잡한 사정과 슬픔을 감추고, 부모가 사랑의 이름으로 다른 이익, 친구, 관심사를 얼마나 많이 희생했는지를 드러내지 않는다. 부모의 사랑은 무한한 너그러움으로 이 작은 존재를 한동안 우주의 중심에 놓는다. 부모의 사랑이 그토록 강한 것은 아이가 괴롭고 두려운 심정으로 어른 세계의 진짜 척도와 불편한 고독을 이해해야 할 그 날을 위해서다.

 

posted by sergeant

채식주의자 - 16.07.21

독서/기타 2018. 6. 18. 17:58

 

오랜만에 읽은 한강의 소설책. 아무리 상을 받았다고 하지만 딱히 채식주의에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라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었는데, 서점에서 무심코 3장정도 읽었다가 당장 사야겠다고 결심했다. 다 읽고 난 후, 내 자신이 비문학(즉 심리학)에 몰두하면서, 문학의 힘을 너무 간과해 왔음을 다시금 느꼈다. 인간의 폭력성에 대한 아름답고 세밀하고 파괴적인 고찰... 그리고 문학도, 심리학도 결국 사람에 대한 것이라는 놀라운 희열.. 

 


<책발췌>

 

 

 "이런 여러 탐색담은 대상을 찾는 것으로 귀결되지 않는다. 정상성을 벗어난 인물들을 찾아나선 '정상적'인 인물들은 스스로 감추었거나 잊었던 트라우마와 조우한다. 마치, 애초에 그들이 그토록 닿으려 했던 목적지가 그 깊은 상처였던 것 처럼" - 프롤로그



전자책p.404(아마에필로그)

햇빛과 바람과 물과 흙 등 외적인 조건에 자신을 맡긴 채 수동적으로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는 식물이 사실은 주변의 생태계를 포괄하는 역동적인 체계라는 점을 기억하자. 식물을 가까이에서 관찰하면 그것은 때로 냉정한 광물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끔찍할 정도로 생생한 욕망에 달아오른 동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가 자신과 영혜를 식물의 형상으로 구성한 결과가 지독한 동물적 욕망으로 낙착된 것은 어쩌면 예고된 결말이었는지 모른다. (...) 그렇다. 우리는 동물이다. 우리는 스스로가 호모사피엔스라고 불리는 하나의 종에 불과하다는 것을 자꾸만 잊는다. (...) 사실 가족이라는 제도는 다양한 모순을 내장하고 있다. 서로 다른 씨족 혹은 부족에 속했던 자들이 모종의 계약과 교환을 거쳐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게 되면 서로 아무런 문화적, 정서적 친밀감이 없다고 하더라도 친밀감을 연기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

 

전자책p.415

 자신을 포함한 인간의 야수성을 감지하기 시작하면서 그녀는 처벌의 한 형태로 '자기파괴'를 선택한다. 사람들은 농담처럼 '남의 살'이 맛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녀는 '남의 살'을 베어먹고 물어뜨는ㄴ 식육의 행위가 지닌 파괴력에 전율한다. 그녀는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 다른 생명체를 먹는 것에 대한 모종의 죄의식에 시달리고 있는 듯하다.  그녀는 자신의 세포 하나하나를 이루고 있을 '남의 살'을 몸피에서 덜어낸다. 과잉소비의 쾌락을 위해서 수많은 생명체를 공장 구조에서 '생산'하는 것을 윤리적으로 비판하는 행위가 오히려 비정상적인 것으로 평가되는 시대에 말이다. 팽창의 시대에 축소를 택한 그녀에게 남은 일은 시대착오의 의미 그대로, 살아 있는 화석이 되는 것뿐이다. (...) 이런 여러 탐색담은 대상을 찾는 것으로 귀결되지 않는다. 정상성을 벗어난 인물들을 찾아나선 '정상적'인 인물들은 스스로 감추었거나 잊었던 트라우마와 조우한다. 마치, 애초에 그들이 그토록 닿으려 했던 목적지가 그 깊은 상처였던 것처럼.

 

 

 

 

posted by sergeant

손석희가 말하는 법 - 16.08.16

독서/기타 2018. 6. 18. 17:56

 

 살아있는 인물을 극찬할 것 같은 분위기의 책은 묘한 경계감이 든다. 사실 묘한 경계감이 든다고 할 것도 없이 나는 아예 손이 잘 안간다.

 그렇지만 이 책은 '말하는 법'을 다루고 있어서인지... 참 읽기가 쉽고, 내용이 좋다! 손석희 아나운서는 많은 국민들이 좋아하는 책이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그 애정이 더 각별해 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말하는 법을 넘어서 한국사회에 꼭 필요한 '토론', '논의', 그리고 객관적인 '태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할 수 있게 해준다. 

 


 

우리 시대 위대한 인물의 야망은 모든 이들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우리의 능력 밖에 있는 일이지만, 세상에 눈물과 고통이 있는 한 우리의 과업은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posted by sergeant

도발하라 - 16.08.23

독서/기타 2018. 6. 18. 17:55

최근 읽은 10권의 책목록 중 유일하게 종이책으로 읽은 '도발하라'는 우리 사회를 액정사회라 분류하며 그 단순함과 피상적임, 그리고 (단군이래 가장 훌륭한 자원을 가진 젊은이들에게, 실력면에서 전혀 그들을 따르지 못하는 이들이 "닥치고 내가 하라는대로 따르라"는 주문을 아무렇지 않게 일삼는 우리사회의) 반지성적임을 비판한다.
저자가 비판하는 "감각적이고 피상적여 쉽게 현혹되지만 반지성적"인 내용들과 겨루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이 글은 쉽고 재밌다. 4장부터 약간 과하게 느껴지는 낙관주의와, 추상적인 이야기로 흘러가는 후반부의 아쉬움을 감안하더라도, 그 낙관주의에 내포된 메시지인 '질문하고 의심하고 사고하고 도발하라'는 조언과 격려는 충분히 마음에 새겨볼만하다.


 

 

P.74
인문학은 감성을 건드리는 상상력과 문장력을 키우는데 매우 중요한 학문이지만, 과도한 인문학 강조는 사람들의 논리적인 이해를 약화시키고 오히려 특정 지도층의 소프트파워만을 강화시키면서 사람들로 하여금 생각하지 않고 그저 들썩이게 만드는 부작용의 위험이 있다.

P.97
반지성주의 사회를 극복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열쇠는 교육이 쥐고있다.

 

 

 

 

 

 

 

posted by sergeant

죽여 마땅한 사람들 - 16.08.12

독서/기타 2018. 6. 18. 17:51

 

'나를 찾아줘'를 재밌게 보신 분들께 강추 ㅋㅋㅋㅋ
교보문고에서 제목 보고 흥미로웠지만, 본래 소설은 별로 좋아하지도 않아서.. 뭐 얼마나 재밌겠어 싶었고
특히 이 책 바로 전에 읽었던 채식주의자의 담백한 문체가 워낙 훌륭해서(;;) 전반부엔 그저 그랬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진짜로 어떤 평론가 말처럼 '페이지가 휙휙 앞다투어 넘어가는' 신기한 경험이.. (배우자가 불러도 못 들음)
타는듯한 여름, 시체가 묻혀있는 초원과 몽크스하우스를 상상하며 시원한 아이스티와 함께 즐길법한 스릴러ㅎㅎ 재밌습니다.

 

posted by sergea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