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22/2019] 숙면

미국유학/유학생활 2019. 2. 23. 08:14
비즈 안대를 샀다.
전자렌지에 돌려서 뜨겁게 만들 수도 있고, 냉동실에 넣어서 차갑게 만들 수도 있는 안대이다.
매일 밤 뜨겁게 만들어서 끼고 자는데, 수면에 아주 도움이 많이 된다.
상담 때문인걸까 생각해보기도 했는데, 그보다는 아무래도 안대가 잠 드는 것에 큰 역할을 하는 것 같다.

비즈 안대를 사면서 디퓨저 용도의 가습기도 사서 사무실에 들여놨다.
공기가 쾌적해져서 매우 만족스럽다. 오피스 방문이 늘었다.
사실, 선배가 본인 오피스에 데스크 하나가 비었대서 오피스 이사도 완료했다.
창문 있는 오피스라 매우 마음에 든다. 열심히 일해야지, 라는 마음이 모락모락 든다 :)

요즘 나름 열심히 산다고 생각했다. 세시간 단위로 책상에 앉아서 꼬박꼬박 뭔가를 하고 있달까.
근데 오늘 나온 결과가, 2500불짜리 공들였던 그랜트를 못 따냈다..ㅜㅜ...
이번학기 큰 목표 중 하나였는데. 라이팅이 문제였을까 아님 컨텐츠가 문제였을까,
그것도 아니면 지원자가 정말로 너무 많아서, 고국으로 돌아가는 학생들 차감되는 점수가 치명적이었던걸까.
이유는 끝내 알 수 없겠지만 글을 잘 쓰고 싶은 마음은 더해진다.

그리고 먼저 길을 간 사람들,
떨어지면 두개 더 넣으면 된다는 말을 해 주는 사람들에게 고맙다고 느꼈다.
두개 더 넣자! 라고 생각하며 서운한 마음을 닦아낼 수 있었다.

요즘만 같으면 박사생활도 꽤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오늘 저녁은 영화라도 한편 볼까 싶기도 한데, 마음 가는대로 놀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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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ergeant

[02/15/2019] 내담자 경험

미국유학/유학생활 2019. 2. 16. 04:16

상담을 시작했다. 내담자 경험을 하면 좋을 것 같고, 영어도 좀 더 연습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서다.

지지난주에 consulting 시간을 가졌고 (한국으로 치면 접수면접), 금주 수요일(13일)에 내 상담자를 만났다. 배정이 생각보다 금방 이루어져서, 지난주에도 상담이 가능했는데 지난주에는 배우자가 와 있어서 이번주로 약속을 잡았다.

상담자는 꽤 차분하고 단단해 보이는, 느낌이 좋은 사람이다. 중국인으로 추정되고, 내가 여성 상담자였으면 좋겠다고 요청했었기에 내 원함대로 배정이 되었다.

Consulting 때 놀랐던 것은, 십여년 전에 내가 헌신하던 교회에서 담임 목사의 성범죄 사건이 드러났을 때 충격 받았던 이야기를 하며 감정이 많이 올라왔던 부분이다. 나는 혼자 processing를 잘 한다고 생각했는데, 게다가 주변 지인들과도 잘 이야기하고 정리를 많이 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 같다. 내가 직접적인 피해자는 아니었지만, 대리외상이 꽤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오히려 직접 피해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더 정리절차가 흐지부지했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문적인 도움을 통해 마음 정리가 필요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수요일은 상담자를 처음 만나서 이것저것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그날 밤에는 돌아와서 J와 한국에 있을때, 즉 내가 아주 외향적인 사람이었던 때의 이야기들 및 정체성들에 대한 중요한 이야기들을 좀 나누었다.
목요일(어제)엔 내년 입학할 후보자들을 만나기 위한 social에 다녀왔는데, 이런 여러 만남들과 상담이 무언가를 깊이 건드렸는지 오늘 아침엔 꿈을 꾸느라 늦잠도 조금 잤다. 사실 나는 꿈을 거의 꾸지않고, 꾸더라도 기억을 잘 못하는 편인데 오늘의 꿈은 아주 생생했다.

꿈에서는.. 당시 내가 교회일때 나의 담당 목사님이셨던 분이 나왔는데, 그분은 현재 중국에 선교사로 계신다. 그런 현실을 반영한건지 꿈 속 상황에서 그 목사님이 선장으로, 아주 큰 배를 타고 이리저리 다니시는 중이었다. 그리고 나는 육지에 살고 있었는데 목사님네 배가 우리 동네에 잠시 정박을 해서 예전에 (당시에) 함께 하던 사람들을 보게 되었다. 나를 처음으로 그 교회에 데려갔던, 어릴때부터 아주 친했던 동네 선배도 나왔다. 내가 신앙이나 삶의 태도가 많이 변한 후로, 그 선배와 교류도 별로 없고 심지어 싸우기도 하고, 생각도 많이 없었는데.. 깨고 나서 생각해 보니 꿈에 나온것이 아주 인상깊었다..

당시 전체 담임목사가 성범죄를 저질렀지만, 내 담당 목사님은 훌륭한 분이셨는데... 그 배에 무언가 문제가 생긴 것을 내가 발견해서 정박을 마치고 떠나는 그 배에 탑승하게 되면서 꿈에서 깼다. 꿈에서 배에 타야할지 말아야할지 망설이지 않았던 내 모습이 기억이 난다. 내게 종교가 얼마나 중요한지도 너무 잘 알고 있지만, 그리고 지금은 의식적으로 멀리 하고 있으면서도, 다시금 그 중요성을 확인하게 된 듯한 느낌이다.

꿈의 해석이 어렵다 생각되어 내담자들의 꿈에 크게 관심갖지 않았었는데, 내가 꿈을 꾸고 나니 아주 많은 것들을 말해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근데 나는 꿈 속 의미들이 좀 투명한 편인것 같아 해석하기 쉬운거 아닐까? 싶기도 하고.

목요일 social에서 한 applicant가 궁금한 것들을 이것저것 묻다가 (나와 둘만 이야기하고 있었고 내가 유일한 1st year였기에 더 그리 물은 것 같은데) 나보고 이곳에 와서 행복하냐고 물었다. 배우자와 떨어져 있는것이 슬프지만, 아주 만족한다고 대답했다.

그런데 오늘 운전하며 생각해보니.. 나는 십년전 그 당시, 즉 목사의 성범죄가 세상에 드러나기 이전에, 특별한 행복을 경험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당시에도 진로 고민이나, 단체의 어려움 등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내가 신을 위해 아주 중요한 일을 한다고 굳게 믿고 있었고 그게 아주 특별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행복과 자부심을 주었던 것 같다. 그래서 교회의 일이 더 큰 배신으로 돌아왔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의 상담에서 어떤 것들을 더 얻을 수 있을지, 많이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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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ergeant

[02/10/2019] 큰 사람들

미국유학/유학생활 2019. 2. 11. 12:29

지옥을 헤매본 사람은 셋 중 하나일 수밖에 없다. 도망치거나 순응하거나, 그 모두가 아니라면 판을 뒤집는 것. 떠나는 것도 익숙해지는 것도 어려운 일일 것이나 세 번째 선택은 무모하다.

원문보기:
http://m.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81411.html?_fr=tw#cb#csidxc33de19940411cc977d0808c8cf91b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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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세라 등장한 영웅들이 결국 갈려나가 버리는 곳, 결국 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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