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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을 시작했다. 내담자 경험을 하면 좋을 것 같고, 영어도 좀 더 연습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서다.
지지난주에 consulting 시간을 가졌고 (한국으로 치면 접수면접), 금주 수요일(13일)에 내 상담자를 만났다. 배정이 생각보다 금방 이루어져서, 지난주에도 상담이 가능했는데 지난주에는 배우자가 와 있어서 이번주로 약속을 잡았다.
상담자는 꽤 차분하고 단단해 보이는, 느낌이 좋은 사람이다. 중국인으로 추정되고, 내가 여성 상담자였으면 좋겠다고 요청했었기에 내 원함대로 배정이 되었다.
Consulting 때 놀랐던 것은, 십여년 전에 내가 헌신하던 교회에서 담임 목사의 성범죄 사건이 드러났을 때 충격 받았던 이야기를 하며 감정이 많이 올라왔던 부분이다. 나는 혼자 processing를 잘 한다고 생각했는데, 게다가 주변 지인들과도 잘 이야기하고 정리를 많이 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 같다. 내가 직접적인 피해자는 아니었지만, 대리외상이 꽤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오히려 직접 피해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더 정리절차가 흐지부지했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문적인 도움을 통해 마음 정리가 필요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수요일은 상담자를 처음 만나서 이것저것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그날 밤에는 돌아와서 J와 한국에 있을때, 즉 내가 아주 외향적인 사람이었던 때의 이야기들 및 정체성들에 대한 중요한 이야기들을 좀 나누었다.
목요일(어제)엔 내년 입학할 후보자들을 만나기 위한 social에 다녀왔는데, 이런 여러 만남들과 상담이 무언가를 깊이 건드렸는지 오늘 아침엔 꿈을 꾸느라 늦잠도 조금 잤다. 사실 나는 꿈을 거의 꾸지않고, 꾸더라도 기억을 잘 못하는 편인데 오늘의 꿈은 아주 생생했다.
꿈에서는.. 당시 내가 교회일때 나의 담당 목사님이셨던 분이 나왔는데, 그분은 현재 중국에 선교사로 계신다. 그런 현실을 반영한건지 꿈 속 상황에서 그 목사님이 선장으로, 아주 큰 배를 타고 이리저리 다니시는 중이었다. 그리고 나는 육지에 살고 있었는데 목사님네 배가 우리 동네에 잠시 정박을 해서 예전에 (당시에) 함께 하던 사람들을 보게 되었다. 나를 처음으로 그 교회에 데려갔던, 어릴때부터 아주 친했던 동네 선배도 나왔다. 내가 신앙이나 삶의 태도가 많이 변한 후로, 그 선배와 교류도 별로 없고 심지어 싸우기도 하고, 생각도 많이 없었는데.. 깨고 나서 생각해 보니 꿈에 나온것이 아주 인상깊었다..
당시 전체 담임목사가 성범죄를 저질렀지만, 내 담당 목사님은 훌륭한 분이셨는데... 그 배에 무언가 문제가 생긴 것을 내가 발견해서 정박을 마치고 떠나는 그 배에 탑승하게 되면서 꿈에서 깼다. 꿈에서 배에 타야할지 말아야할지 망설이지 않았던 내 모습이 기억이 난다. 내게 종교가 얼마나 중요한지도 너무 잘 알고 있지만, 그리고 지금은 의식적으로 멀리 하고 있으면서도, 다시금 그 중요성을 확인하게 된 듯한 느낌이다.
꿈의 해석이 어렵다 생각되어 내담자들의 꿈에 크게 관심갖지 않았었는데, 내가 꿈을 꾸고 나니 아주 많은 것들을 말해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근데 나는 꿈 속 의미들이 좀 투명한 편인것 같아 해석하기 쉬운거 아닐까? 싶기도 하고.
목요일 social에서 한 applicant가 궁금한 것들을 이것저것 묻다가 (나와 둘만 이야기하고 있었고 내가 유일한 1st year였기에 더 그리 물은 것 같은데) 나보고 이곳에 와서 행복하냐고 물었다. 배우자와 떨어져 있는것이 슬프지만, 아주 만족한다고 대답했다.
그런데 오늘 운전하며 생각해보니.. 나는 십년전 그 당시, 즉 목사의 성범죄가 세상에 드러나기 이전에, 특별한 행복을 경험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당시에도 진로 고민이나, 단체의 어려움 등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내가 신을 위해 아주 중요한 일을 한다고 굳게 믿고 있었고 그게 아주 특별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행복과 자부심을 주었던 것 같다. 그래서 교회의 일이 더 큰 배신으로 돌아왔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의 상담에서 어떤 것들을 더 얻을 수 있을지, 많이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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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을 헤매본 사람은 셋 중 하나일 수밖에 없다. 도망치거나 순응하거나, 그 모두가 아니라면 판을 뒤집는 것. 떠나는 것도 익숙해지는 것도 어려운 일일 것이나 세 번째 선택은 무모하다.
원문보기:
http://m.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81411.html?_fr=tw#cb#csidxc33de19940411cc977d0808c8cf91b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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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세라 등장한 영웅들이 결국 갈려나가 버리는 곳, 결국 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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