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25/2019] 연구자

미국유학/유학생활 2019. 3. 26. 13:15

글을 읽고 쓰는 일이 업이 되다 보니, 책 읽는 것이 취미라 생각하기가 이상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서모임에 속해 있으면 정해진 양을 읽게 되고, 읽으면 또 그게 그렇게 좋고. 그러길 반복.

The displaced에 나오는 내용 중 하나인데, 필력이 대단하다. 영어가 부족한 내게도 느껴지는 냉소와 풍자를 적절하게 담아 비트는 문장들이.. 읽는 맛이 있다.

그림으로 표현한 부분도 인상깊다.




이번학기 final paper들도 있고, 하고 싶은 연구도 계속 생각하고 있었는데 영 진행 상태들이 마음에 들지 않아 운동이나 다녀왔다.

이런 저런 생각이 드는데, 오늘 결론은..

결국 연구자라는 직업 자체가 화려한 필력으로만 승부를 볼 수 있는 직업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화려한 필력 같은 것도 내겐 없다.. 그거라도 있음 참 좋겠는데 껄껄)

읽고 또 읽고 그 empirical data들에서 아주 조금, 쬐금 다른 부분을 찾는것. 그렇지만 동시에 의미있는 세밀한 질문을 만들어 내는 것. 그게 박사로서 그리고 연구자로서 할 일이겠구나 싶다.

나는 직관적인 사람이라, 큰 그림 보기를 좋아하는데..이게 참.. 큰 장애물이다.

그래도 매일 매일 조금씩 쌓아 나가면 되겠지. 오늘은 이정도만 하고 쉬어가자, 라고 나를 다독여 본다.
posted by sergeant

[03/24/2019] 여름에 대한 기대감

미국유학/유학생활 2019. 3. 25. 12:04

spring break가 끝이 났다.

Retreat도 다녀오고, 산에도 다녀오고, 소셜도 하고

나름 자잘하게 재밌게 보내고, 글도 읽고 과제들도 조금씩 했다.

근래 들어 summer time 시작되고 나서는,날씨가 40F도 위를 기록한다.

겨우 영상을 넘긴거라, 그리 따뜻한 날씨라 보기 어려운데도 괜히 훈훈하다고 느껴진다.


오늘은 오랜만에 저녁으로 파스타를 만들어서 와인을 한잔 따랐는데,

다 마시지 않고 방에 가져다 두니

와인향이 방에 퍼지는 기분이 좋다.


여름 밤을 참 좋아하는데, 한껏 풀려있는 기분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한국이 가진 고유한 감성들을 더 불러일으키는 듯 하다.

미국에서는 밤에 나가서 논다는 경험이 많지 않기도 하고, 

운전하고 다녀야하니까 그닥 재밌을것 같지도 않은데 (ㅋㅋ)

한국에서는 그런 기억들이 있으니까

게다가 요즘 나는 사람 많은 것을 싫어하지만

어렸을 땐 북적이는 밤거리를 참 좋아했던 것 같다.

포장마차에 가서 소주한잔 해도 좋을 것 같고

이태원에 가서 타코를 먹어도 좋을 것 같고

파전에 막걸리도 그립고 (또 먹는 얘기 시작이네)

아무튼 여름 밤이 아주 많이 기대된다.


우선 다음주 학회부터 재미나게 잘 다녀오자 싶고,

항상 '잔인한 달'이라며 노래 불렀던 4월은 또 어떨까 한편으로 기대도 되고.


spring break를 끝내며 summer break 여행 준비들에 부풀어, 오늘도 이렇게 시간은 간다.

posted by sergeant

마태복음 7장
6 거룩한 것을 개에게 주지 마라. 진주를 돼지 앞에 던지지 마라. 개나 돼지는 그것을 짓밟고, 뒤돌아 서서 너희를 물어 버릴 것이다.
7 구하라, 그러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그러면 발견할 것이다. 두드려라, 그러면 문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지난주 예배 말씀이 참 균형있고 좋았다.
판단하는 기계일 수 밖에 없는 우리에게, 선과 악의 바다에서 헤엄치며 사는 물고기와도 같은 우리에게,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지. 어떤 시점이 나쁜 판단과 정죄인지를 말씀해주시는. 깊은 고민으로 부터 나온 말씀이었다.


처음 상담을 시작하고 우울한 내담자들에 관심이 있을 때, 우울한 사람이 오히려 세상을 정확히 본다던 어느 책의 문구가 참 좋았다. 그러나 세상을 정확히 보는 것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정확함에서 멈추어, 그 상태로 만족하면 안 되는 것이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묵상하던 시절에, 목사님께 여쭤 보았다. 십자가를 생각하면 따르는 이 고통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고. “십자가에서 멈추지 말고, 부활까지 나아가야 합니다.” 라고 하시던 그 말씀이 이렇게 많이 시간이 지나버린 지금도 귓가에 들리는 듯하다.

진주를 개돼지 앞에 던지지 않으면서도 어떻게 계속 두드리고 구할 수 있습니까? 오늘도 이렇게 묻는 나를 그분께서는 그저 보기만 하신다.
나를 버려두지는 않으시나, 단호한 침묵 속에서 전해지는 그 분의 메시지를 나는 안다. 내가 알아야 할 것을 이미 충분히 다 가르쳐 주셨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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