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02/2019] The end of the 1st year

미국유학/유학생활 2019. 5. 3. 10:33

오늘, 목요일은 annual review가 있는 날이었다.
예상대로(?) 순탄하게 잘 지나갔다.
금주 화요일에 첫 IRB approval도 받고 ㅎㅎ 
리뷰 때 I got IRB approval on Tuesday! 이야기를 하니까 교수들이 자기네도 (아직까지도) approval 받으면 달력에 표시해 놓는다고 ㅋㅋㅋ
아주 supportive한 분위기였고, 지도 교수도 꽤나 만족하는 눈치였다.

이렇게 마음이 붕 뜰 줄 알았던건지,
두개의 final paper를 많이 진행시켜 두었는데 그게 천만 다행이다 싶을 만큼
집중이 안 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음 주 월요일에 통계시험도 봐야하고,
화요일에는 다음학기에 시작할 practicum site 인터뷰도 가야해서
아직 헤이해지기에는 좀 막판 스퍼트가 필요한데
나도 사람인지라.... ㅋㅋ 오늘 하루종일 맛있는거 챙겨먹고,
집에선 도저히(!!) 안 될 것 같아 오피스에 죽치고 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마음은 둥둥 떠다닌다.

오늘로서 이번학기 시작했던 상담도 끝났다.
사실 오늘이 마지막 세션인걸 깜빡할 뻔 했을만큼 마음을 놓고 있었는데
세션에 가서는 상담사한테 고마운 마음을 많이 전할 수 있어서 좋았다.

상담사가 그동안 나와 함께 작업하며 좋았다고 얘기해주고,
또 내가 상담사 본인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말해 준 부분에서 많이 놀랐다.
상담사도 international student인데 자기는 이제껏
자신을 포함한 international의 suffering을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고,
근데 내가 그렇지 않은, international도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다는 표본의 증인이라고 얘기해줘서
약간 헉 싶기까지 했다 ㅋㅋㅋㅋ (그 정도의 감상을 바란 것은 아니었는데!!ㅋㅋ)
그정도로 나를 의미 있게 만들어 주어서 고마웠다.

결정적으로, 나는 아주 강한 사람이고, 자원이 많고, 앞으로 어떤 일이 닥치든
그 사건들을 잘 handling 할 수 있다는데 의심이 없다고 상담사가 말하는데
그 말을 들으며 나도 감정이 아주 많이 올라왔다.
그 자리에서 새로운 주제를 시작할 수가 없어서, 그냥 삼킨 말이지만
나는 내가 강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나에게 아주 큰 시련이 닥친다면 내가 그걸 이겨낼 수 있을지에 대한 자신감이 없기도 했었다.
어릴 때부터, 남들은, 혹은 드라마에서의 주인공들은 다 역경을 뚫고 성장하는데
나는 부모님의 도움을 많이 필요하다는, 그런 이상한 열등감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 또한 특권인데, 어린 내 마음에는 그 부분이 내내 걸렸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역경을 뚫고 성장하는 주인공 서사를 쓸 수 있을까? 약간 캔디같은? 그런 질문에
솔직히 나는 역경이 무서웠고, 피하고만 싶었고, 평탄한 성공가도의 삶만 살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근데 그런 내 깊은 속마음, 정확히 말하자면 상담에서는 다루지 않았던 나의 중요한 이슈를
나와 함께 작업했던 소감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꺼내준 상담사에게
많이 고맙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돌이켜보니 나는 정말로 강해졌구나 나는 더이상 어리지 않은, 강한 사람이구나, 라는것을
진심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마음 속에 그 느낌이 깊이 간직 될 것 같다.

그리고 또, 내가 이렇게 깊이 있는 대화를 할 수 있는 관계를 아주 많이 그리워 했구나를
새삼 다시 그 자리에서 깨닫게 되었다.

헤어짐이 아쉽다고 눈물을 흘리는 상담사를 보면서,
내가 상담을 하고, 의식적으로는 상담의 힘을 믿는다고 했으면서도
진짜로 상담의 중요성을 믿고 있는 사람이었던가를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내 내담자들에게 저렇게 진심으로 대했을까?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고 나름 진심을 다 했었지만,
헤어짐을 진심으로 아쉬워하고 그 사람의 가는 길을 empowering 해 줬었는지
혹시 반쯤만 채운 진심을 가지고 나를 좋은 상담사로 포장하는 것이 주된 목적은 아니었는지.
내 상담사로부터 느낀 깊은 애정이 나를 부끄럽게 했다.
진심은 전해지는 거니까.

판단하지 않고 그 자리에 있어주는 사람.

나의 복지를 가장 우선으로 생각해 주는 사람.

그리고 무엇보다 내 말을 잘 듣고 이해하려 귀 기울여 주는 사람.

누군가에게 나도 그런 상담사가, 그리고 다른 측면에서는 그런 친구가 되고 싶다.

돌이켜보면, 학기를 시작하면서는 악에 받쳐 있었던 부분이 있었지 않았나 싶다.
교회에서 환멸을 느끼고, 진절머리 나는 관계도 있고.
그렇지만 상담을 포함한 아주 많은 요인들이
나를 지탱해 주었고, 이까지 잘 이 끌어 주었다고 생각한다.

우연히 보았던 다큐멘터리, 완벽하진 않더라도 같이 공부하는 사람들, 두주에 한번 약속을 잡아 방향을 정하고 지도해 주었던 지도교수님, 한국에 있는 친구들, 그리고 나의 든든한 버팀목인 배우자, 또 내가 하는 공부 그 자체.
그리고 이 곳에서 내 목소리가 중요하다는 느낌. 그런 것들이 나를 소생하게 만든다.

일 년 참 잘 보냈다. 다가올 방학도, 그리고 다음 한 해도 아주 많이 기대된다.

 

 

posted by sergeant

[04/27/2019] 1 weekend left

미국유학/유학생활 2019. 4. 27. 23:16

요즘 알러지가 심하다. 감기인 줄 알았는데 잔잔하게 오래가는걸 보니, 알러지 같다.
공부 할 때도 고통스럽다.. 옥수수 씨뿌리는 시기라 그런건가? 무슨 알러지인건가?
아님 감기가 낫지 않고 골골 대는건가... 잘 모르겠네.

오늘은 아침에 일어나니 비가 온다. 사방이 조용하다.
여름이 되니 찾아온 새들마저도, 아직은 어둑한 오늘은 늦잠을 자나보다.

오는 주중에는 1st year annual review도 있고, 이번학기 진행했던 상담도 마지막 회기이다.

무슨 변인 때문이었는지 모르겠다만 이번학기는 정신건강이 최고점을 달렸다.

한국에서도 나름 행복하게 잘 지냈었지만, 최근만큼 잔잔하고 고요하고 생각없고
열심히 쉬고 일하고 나를 사랑했던 시기가 있었나 돌아보게 된다.
한가지 부족한게 있다면 해외여행과 맛집투어 정도랄까.. 노는 게 쪼끔 부족하다.
(미국 시골에 사는자의 설움)

Annual Review든, 마지막 counseling session에서 전반적인 회기를 돌아보든
객관적인 지표들은 어떻게 가리킬지 궁금하다.

이렇게 또 지나갑니다.

posted by sergeant

5월 9일 비행기표로 여름방학 맞이 한국 여행 계획 중.

가지 않을 것 같던 시간들이, 돌아보면 참 빠르게 지나와 있다.
요즘 저녁에 운동을 하면서 이런저런 잡생각들을 헤엄쳐 다니는데,
작년 이 맘때 나와 지금의 내 모습들과 생각을 비교해 보게 된다.
내 자신이 객관적으로 나를 비교하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그리고 이제와서야 할 수 있는 얘기지만
작년 이맘때는 약간, 미치기 일보 직전이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5월 휴가지에서 마주했던 기혼플로우도 생각나고,
난민권과 여성권에 대한 논의들도 그렇고...
사람을 얻고, 다시 사람을 잃고, 그 흔적들이 계속 마음을 쑤셨던 시간들.

여성주의를 공부하고 알게 되며 많은 해방감을 누렸지만
동시에 현실의 암담함과 갑갑함이 배가 되어서..
아, 이래서 앞서 갔던 사상적 선구자들이 자살이란걸 하는구나, 싶은 생각도 했었다.
이전의 나를 생각해보면 절대로 상상할 수 없는 생각들을 하게 되었던 시기.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미국 유학에 대한 기대감으로 버텼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 봤을 때, 유학을 나올 수 있어서 참 다행이었다.
일단 숨을 쉴 수 있게 되었다고 느껴진다.

실제 미세먼지 때문이든, 공기처럼 스며들어 있는 가부장제의 메시지와 압박때문이든 간에
이곳에서 나는 훨씬 숨을 깊게 들이쉬고, 내쉬고, 자유롭고, 편안하다.

어떤 시간들은, 그 시간을 거쳐 나온 다음에서야 더욱 더 분명하게 볼 수 있다.

어떤 상황에서든 긍정적인 부분들을 찾을 수 있는 내 자신이지만,
작금의 한국 상황은.. 답답하고 처참하다는 생각 뿐이다.

물론 1년 전보다 많이 밝혀지고, 드러나고, 또 일부 변화된 것들이 많다고 해도..
변화가 그렇게 쉽게 오는 것도 아니고. 희망이 잘 죽지는 않지만 또 부서지기 쉬워서.

여름 동안 어떤 모습들을 마주하게 될지...
그게 긍정적인 메시지와 희망으로 갈음될지, 아니면 그럼 그렇지 싶은 큰 실망감일지,
그저 푹 쉬고 즐기다 오는 것으로 의의를 찾아야 할지.

궁금하기도 하고 약간 걱정되기도 하지만.

보고싶었던 사람들, 가고 싶었던 곳들, 먹고 싶은 음식들이 많이 기대가 된다.

posted by sergeant

사실 제목만 거창한 글.

3월은 빠르게 지나갔다. Spring Break가 있어서 시작부터 마음이 놓였고, 바로 그 직후에 뉴올리언스로 학회를 다녀왔다. 교수님, 친구들, 선배들을 보고 나니 새삼 기분이 환기되고 즐거웠고, 싱싱한 해산물들도 그 즐거움에 한 몫을 했다.

오늘은 어드바이저와 미팅도 가졌다. 지도교수를 바꿀 수 있었던 건 큰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박사를 하면서, 통계 석사 과정을 같이 하겠다고 말하니까
아주 좋은 생각이라고, super marketable 할거라고 말을 해주면서도
이번학기 처음에 하던 얘기를 또 들려줬다.

근데, 번아웃이 와서 나한테 울면서 찾아와서 나 학교 떠날래 더이상 공부 못하겠어ㅠㅠ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라고 ㅋㅋㅋ 다음학기는 practicum이 있어서 아마 힘든 학기가 될텐데, 그 다음 학기부터 학점 늘려서 들으라고 했다. 

항상 좋은 어드바이징을 주는 교수라, 믿음직스럽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동시에 걱정이 된다. 박사로서 4과목, 5과목 수업을 듣는다는게.. (학부때도 안하던 다섯 과목이라니!)
괜찮은걸까 싶은 마음도 들고.

학교를 그만두고 싶고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다시 꺼내보고 싶은 오늘의 마음이다.

이번학기는 courseload가 적었고, 그래서 매일매일이 꽤 괜찮았고, 미국에서 공부할 수 있어서 참 좋다고 생각했다는 것을 기억하고 싶다. 그래서 포기하고 싶을 때에도 사실 다 버리고 접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많이 지쳐있다는 신호라고. 그냥 작은 것들을 포기하고 욕심을 조금만 줄이자고 생각해야 겠다고 다짐해 본다.

 

날씨가 많이 따뜻해졌다. 평화로울 것 같아 보이는, 4월도 얼른 지나갔으면 좋겠다.

posted by sergeant

[03/25/2019] 연구자

미국유학/유학생활 2019. 3. 26. 13:15

글을 읽고 쓰는 일이 업이 되다 보니, 책 읽는 것이 취미라 생각하기가 이상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서모임에 속해 있으면 정해진 양을 읽게 되고, 읽으면 또 그게 그렇게 좋고. 그러길 반복.

The displaced에 나오는 내용 중 하나인데, 필력이 대단하다. 영어가 부족한 내게도 느껴지는 냉소와 풍자를 적절하게 담아 비트는 문장들이.. 읽는 맛이 있다.

그림으로 표현한 부분도 인상깊다.




이번학기 final paper들도 있고, 하고 싶은 연구도 계속 생각하고 있었는데 영 진행 상태들이 마음에 들지 않아 운동이나 다녀왔다.

이런 저런 생각이 드는데, 오늘 결론은..

결국 연구자라는 직업 자체가 화려한 필력으로만 승부를 볼 수 있는 직업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화려한 필력 같은 것도 내겐 없다.. 그거라도 있음 참 좋겠는데 껄껄)

읽고 또 읽고 그 empirical data들에서 아주 조금, 쬐금 다른 부분을 찾는것. 그렇지만 동시에 의미있는 세밀한 질문을 만들어 내는 것. 그게 박사로서 그리고 연구자로서 할 일이겠구나 싶다.

나는 직관적인 사람이라, 큰 그림 보기를 좋아하는데..이게 참.. 큰 장애물이다.

그래도 매일 매일 조금씩 쌓아 나가면 되겠지. 오늘은 이정도만 하고 쉬어가자, 라고 나를 다독여 본다.
posted by sergeant

[03/24/2019] 여름에 대한 기대감

미국유학/유학생활 2019. 3. 25. 12:04

spring break가 끝이 났다.

Retreat도 다녀오고, 산에도 다녀오고, 소셜도 하고

나름 자잘하게 재밌게 보내고, 글도 읽고 과제들도 조금씩 했다.

근래 들어 summer time 시작되고 나서는,날씨가 40F도 위를 기록한다.

겨우 영상을 넘긴거라, 그리 따뜻한 날씨라 보기 어려운데도 괜히 훈훈하다고 느껴진다.


오늘은 오랜만에 저녁으로 파스타를 만들어서 와인을 한잔 따랐는데,

다 마시지 않고 방에 가져다 두니

와인향이 방에 퍼지는 기분이 좋다.


여름 밤을 참 좋아하는데, 한껏 풀려있는 기분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한국이 가진 고유한 감성들을 더 불러일으키는 듯 하다.

미국에서는 밤에 나가서 논다는 경험이 많지 않기도 하고, 

운전하고 다녀야하니까 그닥 재밌을것 같지도 않은데 (ㅋㅋ)

한국에서는 그런 기억들이 있으니까

게다가 요즘 나는 사람 많은 것을 싫어하지만

어렸을 땐 북적이는 밤거리를 참 좋아했던 것 같다.

포장마차에 가서 소주한잔 해도 좋을 것 같고

이태원에 가서 타코를 먹어도 좋을 것 같고

파전에 막걸리도 그립고 (또 먹는 얘기 시작이네)

아무튼 여름 밤이 아주 많이 기대된다.


우선 다음주 학회부터 재미나게 잘 다녀오자 싶고,

항상 '잔인한 달'이라며 노래 불렀던 4월은 또 어떨까 한편으로 기대도 되고.


spring break를 끝내며 summer break 여행 준비들에 부풀어, 오늘도 이렇게 시간은 간다.

posted by sergeant

마태복음 7장
6 거룩한 것을 개에게 주지 마라. 진주를 돼지 앞에 던지지 마라. 개나 돼지는 그것을 짓밟고, 뒤돌아 서서 너희를 물어 버릴 것이다.
7 구하라, 그러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그러면 발견할 것이다. 두드려라, 그러면 문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지난주 예배 말씀이 참 균형있고 좋았다.
판단하는 기계일 수 밖에 없는 우리에게, 선과 악의 바다에서 헤엄치며 사는 물고기와도 같은 우리에게,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지. 어떤 시점이 나쁜 판단과 정죄인지를 말씀해주시는. 깊은 고민으로 부터 나온 말씀이었다.


처음 상담을 시작하고 우울한 내담자들에 관심이 있을 때, 우울한 사람이 오히려 세상을 정확히 본다던 어느 책의 문구가 참 좋았다. 그러나 세상을 정확히 보는 것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정확함에서 멈추어, 그 상태로 만족하면 안 되는 것이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묵상하던 시절에, 목사님께 여쭤 보았다. 십자가를 생각하면 따르는 이 고통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고. “십자가에서 멈추지 말고, 부활까지 나아가야 합니다.” 라고 하시던 그 말씀이 이렇게 많이 시간이 지나버린 지금도 귓가에 들리는 듯하다.

진주를 개돼지 앞에 던지지 않으면서도 어떻게 계속 두드리고 구할 수 있습니까? 오늘도 이렇게 묻는 나를 그분께서는 그저 보기만 하신다.
나를 버려두지는 않으시나, 단호한 침묵 속에서 전해지는 그 분의 메시지를 나는 안다. 내가 알아야 할 것을 이미 충분히 다 가르쳐 주셨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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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ergeant

[03/19/19] Spring Break

미국유학/유학생활 2019. 3. 20. 02:51

봄방학이 시작되었다.

주말엔 retreat 다녀오고, 어제는 왕복 5시간 운전해서 근처 주립공원에 다녀왔다.

1박2일 혹은 당일치기 여행으로 refresh를 갈음하고, 밀렸던 책 읽기와 paper 작성을 하기에 좋은 기회이다.


break가 끝나면, 학회를 다녀오고 4월이 지나가면 이제 또 여름방학이다.

4월 한달 동안 방학 준비 잘 해서, 방학도 재밌게 알차게 놀고 또 성과가 있는 시간이 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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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1/2019] 봄이 오는 날

미국유학/유학생활 2019. 3. 12. 06:28


As they begin to notice inequalities in their communities of which they were not previously aware, including the ways that white supremacist patriarchal violence structures some of their closest relationships. Many describe family dinners marred by sorrows over a huge fight that began with the telling of a sexist or racist joke. As bell hooks states:

I have not forgotten the day a student came to class and told me: "We take your class. We learn to look at the world from a critical standpoint, one that considers race, sex, and class. And we can't enjoy life anymore." Looking out over the class... I saw students nodding their heads... and I saw for the first time there can be, and usually is, some degree of pain involved in giving up old ways of thinking and knowing and learning new approaches. I respect that pain. And I include recognition of it now when I teach, that is to say, I teach about shifting paradigms and talk about the discomfort it can cause (42-43).

Magnet, S., & Diamond, S. (2010). Feminist Pedagogy Meets Feminist Therapy: Teaching Feminist Therapy in Women's Studies. Feminist Teacher, 21(1), 21-35.


도서관에서 논문을 보다 주책맞게 눈물이 핑 돌았다. 

부모님과 싸우며 소리 지르던 시간들이 생각나고

사람들에게 실망하고 모든 것들에 환멸을 느끼던 시기도,

무엇보다 가장 사랑하던 것들에 가지게 된 배신감까지도.


더 이상 대화 할 수 없는 그리운 사람이 있고, 좋았던 추억도 있지만,

그리고 지금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 공부 할 수 있어 감사하지만

갈증이 난다. 아주 많이.

그런데 나만 그런게 아니었구나, 아주 많은 사람들이 나랑 비슷한 과정을 거치고 있구나. 그런 안도감도 든다. 

모든 감정들이 복합적으로 뒤얽혀서 앞으로 나아가는 힘이 되게 한다.


요즘 이곳은, 낮이 참 많이 길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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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3/2019] 운 좋은 놈

미국유학/유학생활 2019. 2. 24. 05:15

When individuals of deep scholarship and intellectual daring lunge ahead of the learned community whom they are addressing, they may not receive the honor that they deserve. Instead, they may blend undistinguished into the scholarly landscape and somehow become taken for granted. Something like this has happened to the scholarly contributions of David Valentine Tiedman (1919-2004). Being the first psychologist to systematically apply constructivist epistemology to the comprehension of careers, Tiedeman broke with intellectual traditions to lead the counseling profession in a new direction.


재밌는 서문을 발견했다. Mark L. Savickas의 David V. Tiedeman: Engineer of Career Construction이라는 논문에서다.

아카데미아에서도 물론이거니와, 사회에서도. 나이가 들 수록 더 이해할 수 있게 되는 진리 같은 문구가 하나 있는데,

'열심히 하는 놈은 즐기는 놈을 못 이기고, 즐기는 놈은 운 좋은 놈을 못 이긴다.' 라는 말이다.

진짜 이문구가 originally 정확한 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내가 생각하기에는 이 말은 참 많은 의미를 내포한다.
특히 최강승자인 운 좋은놈에서 나오는 '운'이란.. 모든 사회적 자원과 부정의 및 차별의 결과까지 다 내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인간은 privilege와 marginalization의 교차로에 서 있다.
완벽하게 특권적인 지위만을 누리는 사람은 극소수이며, 대부분의 이들이 자신의 일부 정체성에서 특권을 맛보고 일부 정체성에서는 소외를 경험한다. 그렇기 때문에 타인을 배려하고 자신에게 자비를 베풀며 정의를 추구하는 것이 대부분의 사람이 관심을 가져야 할 의무의 일종이라 생각한다. 

나 자신도 모르게 혜택을 입었던 것들에 감사하고, 또 내가 소외되는 그 자리에서 타인과 연대하여 부정의를 바꿀 수 있는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게 될 테니까.

사실 저 문구를 보면서, Tiedeman이 소외되어 봤자 얼마나 소외되었겠나 싶다.

2004년에 죽은 사람인데 적어도 15년이 지난 지금 유무명한 학자들이 (savickas 매우 유명한 분) 논문을 퍼블리쉬해서 그의 공을 기려주니까. 그리고 이싸람들아... 그 사람 하버드 교수였어 왜이래!!!!!!!!!...

오히려 수많은 여성 학자들과 소수인종의 학자들의 지워진 업적, 더 나아가 지금도 지워지고 있는 여성들의 업적을 생각한다면 그의 업적이 좀 덜 기려졌다는 것이, 딱히 놀랄만한 일은 아니니까.


운이 좋다고 느꼈던 시절이 있었다. 사실 지금도 그렇다.

아주 많은 순간들에, 내가 의식하지 못했던 나의 정체성을 향한 차별과 앞으로 미래에 있을 부정의들에 분노하지만, 가끔은 그래, 감사할 것들이 이렇게 많구나. 목소리가 지워진 더 많은 이들을 위해 노력해야 겠다, 라는 생각을 해 본다.


오늘은 비가 온다. 눈이 아닌 비가 오는 것을 보니 드디어 날씨가 조금은 풀려가는 건가 싶어 평소에 좋아하지 않는 비가 반갑다. 


공부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집 가까운 거리에 공부할 공간이 있고, 좋아하는 공공 도서관이 있고, 학교에는 오피스가 있어서 감사하다.

그리고 이 많은 시간들에 노력을 통해 내가 누려온 운을, 기회를, 특권을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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