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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의 행보는 매번 놀랍고,
지인으로부터 이런 선물은 또 처음이다.
굳이 또 시집을..ㅋ 감사합니다.. 향초도 있다ㅋㅋ 천천히 아껴가며 읽어야겠다.
치과 병원 오는길에 데려왔는데, 병원 냄새와 환자들과 더불어 괜히 그 처연함이 생각난다.
동주는 그 사촌 몽규에 비해 실천적이지 않고, 시로만 마음을 토로하며 부끄러워 하는 사람일 것 같은 편견이 있지만..
사실 부끄러움이란 행동하는 사람들의 것이었다는 점을 생각하게 한다. 부끄러움도 염치도, 빈익빈 부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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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F 인터뷰를 끝내고 잠이 오지 않아서, 다음 인터뷰 준비하기 전 짧은 시간에 그 동안 미처 못 끝냈던 책들을 서재로 가져왔다.
성폭력 역고소 피해자 지원을 위한 안내서는, 책이라기 보다는 작은 소책자이다.
사단법인 한국 여성의 전화에서 기획하여 부설 연구소인 울림에서 제작했다. 제작과 동시에 이벤트를 해서, 선착순으로 지원하면 택배로 보내주시기에 잽싸게 신청했다.
pdf가 무료로 배포 된 줄 알았는데, 3,000원이라는 가격이 있나보다. 핵 이득!
성폭행 피해자 상담을 하면서 좀 더 내가 지식을 많이 알고 도와줄 수 있으면 좋을텐데, 라는 아쉬움이 들었던 적이 있다. 해바라기 센터와 같은 전문 센터로 곧장 연결하고 할 수 있는 심리적 지원을 한다는 측면에서 할 일을 다 했었지만, 배경지식을 알고 있는 것과 모르고 하는 것의 큰 차이를 항상 느낀다. 잘 공부해서 나도 필요한 사람들과 지식을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다음은 책자에 대한 안내이다.
<성폭력 가해자들은 피해자가 자신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도록 협박하거나 더 이상의 문제제기를 하지 못하도록 위협하는 수단으로 무고, 명예훼손 등의 각종 역고소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최근 일어난 유명연예인이나 직장내 성폭력 무고 고소들 역시 ‘성폭력 사실이 없었다’는 입증 없이 이루어졌습니다. 마치 피해자를 의심하기만 하면 무고가 되기라도 하는 것처럼, 성폭력에 대한 통념은 ‘꽃뱀’ 의심으로, 그리고 너무 쉽게 역고소로 이어지곤 합니다. #무혐의는무고가아니다
이 안내서는 실제 성폭력 역고소 피해자들의 인터뷰와 판례들을 바탕으로 성폭력 가해자들이 ‘일단 하고 보는’ 역고소의 과정과 이를 어떻게 분별 있게 감지해야 하는지, 어떠한 역고소에 휘말리더라도 스스로가 당당한 피해자임을 잊지 말고 힘을 내자고 말하기 위해 쓰여졌습니다.>
.6
성폭력 가해자들에게 물었습니다.
'당신은 피해자 동의 없이 섹스했나요?'
- 그렇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질문하면 어떨까요?
'당신은 강간을 했습니까?'
-아니오.
위 글은 2017년 10월 31일 뉴욕타임즈 에디션 1면에 실린 "강간을 저지른 남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번역한 글로, 2017년 11월 13일 직썰, "성폭력 가해자들은 자신이 '나쁜 사람인지 모른다"에 실린 기사의 일부입니다.
p.12
성폭력 범죄의 특수성- 낮은 신고율
성폭력에 대한 역고소가 왜 논란이 되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둘러싼 사회적 배경을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 성폭력 범죄의 특수성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낮은 신고율입니다. 여성가족부의 '2016년 성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성폭력 신고율은 2.2%에 불과합니다. 어떤 범죄의 신고율이 낮은 이유 중 하나는 범죄피해 사안이 경미하여 굳이 신고하지 않고도 피해회복에 문제가 없는 경우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 하지만 성폭력은 중범죄임에도 불구하고 신고율이 낮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짐작하다시피 성폭력의 신고율이 낮은 것은 범죄가 경미하거나 사건이 사소해서가 아니라 범죄 증명의 어려움, 가해자 처벌의 불확실성, 가해자와 친족 등 친밀한 관계, 이례적인 피해자 비난, 보복의 두려움, 수사기관의 비협조 등이 예견되는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여성에게만 정조의 의무를 부과하고 비난해 온 가부장적 남성중심의 영향으로 피해 여성 및 그 가족 등이 성폭력을 범죄피해로 보는 것이 아니라 감추고 은폐해야 할 부끄러운 일로 여기는 인식도 신고를 망설이게 합니다.
p.13
가해자에 대한 온정주의
성폭력은 다른 범죄와 달리 피해자에 대한 비난이 과하다는 범죄의 특수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가해자를 동정하고 감싸는 온정주의가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제도적으로도 이를 뒷받침하여, 2013년 6월 19일 성폭력 범죄에 대한 친고죄가 폐지되기 이전에는 피해자의 고소취소가 있으면 가해자를 처벌하지 못하는 일도 가능했었지요.
p.16
성폭력의 무고를 보도하는 언론의 편파적 보도기술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무혐의 용어의 사용에 관한 것입니다. 피의자가 된 피해자에 대한 검찰의 무혐의 판결을 강조하면서 마치 무혐의가 무죄인 양 대중들이 오독하게 하는 것이죠.
p.19
꽃뱀 낙인
한국사회는 성폭력 피해 호소를 소위 "꽃뱀"에 의한 허위신고, 그리고 '불쌍하고 억울한 남성'에 관련된 사건으로 보려는 경향이 매우 강합니다.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신중하게 사건의 면모를 알아보려하기보다 '꽃뱀'사건으로 미리 단정해버리는 태도는 주로 피해자가 되는 여성에 대한 신뢰가 낮은 사회, 즉 여성의 말을 잘 믿지 않고, 신뢰할만한 사람으로 보지 않는 사회적 배경과 관련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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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의 마지막달을 7년만의 감기몸살로 정신없이 시작하게 될 줄이야. 사람이 참 한치 앞을 못 내다본다. 어쨋거나 강제로 질병때문에 아무것도 못하고 올-스탑 한 채로 며칠을 집에서 누워지냄.
강철 체력이라 웬만해서는 아프지 않는데.. 너무 힘들었다. 오죽하면 밥을 잘 못먹고(!!) 좋아하는 지인이 상수동에 전시보고 같이 밥먹자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류의 데이트 코스) 연락 주셨는데도 거절했다.
밥도 거의 못먹고 옥수수스프나 포카리스웨트, 보리차 끓여마시다가 좀 상태 괜찮다 싶을땐 집 앞 본죽에서 사 온 새우죽 한 번 먹고.
그러는 와중에 부담없이 다시 읽게 된 '이갈리아의 딸들'
이 책은 아마 내가 초등학생 때 읽었던 책인 것 같은데, "페호"라는 남자 성기를 받치는 속옷의 개념이 너무 충격적이라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부분이었다. 이전까지 나는 브레지어 착용을 거부하는 페미니스트들의 의도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는데, 이 페호에 관한 글을 보고나서야 그 의미를 깨달을 수 있었다. 그런 면에서 당시 어린 나에겐 생각의 전환을 하게 만든 엄청난 작품이었던 것 같다.
1990년대는 페미니즘의 부흥이 한차례 일어났던 시기였지만, 다시금 잠잠해졌고 이제 또 다시 페미니즘에 관련된 서적이나 논쟁들이 많이 이루어 지고 있다. 이갈리아의 딸들은, 2010년대 후반 지금 '메갈'이라고 불려지는 페미니스트들에 대한 낙인찍기 시도와 밀접하게 관련있는 메갈리아 사이트의 이름에서도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책이다.
메갈리아 사이트의 주된 운동 방법은 '미러링'이었는데, 혐오 행동이나 사상등을 똑같이 반영해서 비추어주는 전략을 말한다.
한국 남성들에게 미러링은 너무 어려운 전략이었다는 정희진님의 말처럼, 미러링은 쉽지 않은 전략이다. 잘 고안되지 않은 미러링은 여러 어려움을 수반한다. 그러나 이갈리아의 딸들을 읽으면, 잘 고안된 미러링이 얼마나 크고 강한 파급력을 가져다 줄 수 있을지를 생각하게 된다.
이갈리아는 여성상위사회이다. 단어 하나하나부터 모두가 여성중심으로 다시 재편되어 있는 사회.
어린 시절 충격을 뒤로 하고 서른을 바라보는 지금 다시 읽어도 전혀 유치하거나 이상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재밌게 읽게 되었다.
몸이 아파서 아무것도 못하면서도 책을 읽으며 소소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다시금, 마음을 꾹꾹 다질 수 있었다.
전화영어를 시작하며 레벨테스트를 하는데, 인터뷰어가 "80년대 생이라는건 어떤의미야?"라고 하길래.. 나도 모르게 너무 훅 들어버린 생각이.. 어릴때부터 남자와 여자가 평등하다고 배워왔지만 사회에 나왔을때 전혀 그렇지 않다는걸 깨닫는 세대라고 대답하며 페미니즘 얘기까지 같이 나왔었는데 ㅎㅎㅎ
이 책을 처음 접하던 십 몇 년 전이나, 지금이나 이 책이 비슷한 울림을 준다는 것이... 아직 한국 사회가 발전하지 못했다거나 혹은 퇴보하였음을 의미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성인이 되었고. 연대할 수 있는 많은 단체들과 도구들이 있다는, 그리고 진심을 나누고 공감하며 같이 전시도 보고 책도 읽고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도 좀 더 나은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일조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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