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02/2020] Privileged vs. Entitled

생각 2020. 9. 3. 04:55


미국에 와서 공부 할 수 있는 기회가 행운이라고 느끼는 순간들을 많다. 한 두가지라고 꼽아서 강조 할 수 있으면 간단하겠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 그 중 하나는 S같은 ‘잘 배운’ 사람들이 하나같이 보여주는 Social Justice에 대한 높은 지각이다. 물론 이 문장을 구체적으로 파고 들어가보면, 미국 교육도 일반 시민 양성에 크게 성공했다고 단정 할 수만은 없다. 안티 백신 주의자들, 안티 기후론자들이나 지구 평평론자들..(그만 세자)을 생각해 보면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University Bubble 안에서 만나는 배운 사람들의 공감 능력과 사회 공공선에 대한 감각, 그리고 부끄러워 할 줄 아는 태도는 놀랍고, 일관성이 있어서. 이것이 바로 잘 된 미국 교육의 산물이구나 싶어진다.
.
내가 받았던 한국 (학부) 교육이 십년이 지난 지금 조금 달라졌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때를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우리과 교수님들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너희는 앞으로 이 사회에 리더가 될 것 (왜냐하면 너희는 성적이 좋으니까)” “너희는 뛰어난 아이들이고 우리나라를 이끌어 갈 인재들 (왜냐하면 너희는 성적이 좋으니깐)” 그런식의 이야기들을 수업시간에 종종했다. 이런 이야기들이 불편하고 우습다고 느낀 총명한 친구들이 당시에도 있었겠지만, 나는 이 메시지들을 그냥 당연한 사실로 받아들였다. 왜냐하면 나는 성적이...&₩;&(&@
.
10년전의 문제라고만 볼 수 없다는 생각이 든 것은 최근 “공부를 잘 하는” 특정 이익집단의 주장을 듣고 읽고 이해해 보려고 한 후이다. Privileged, 즉 다른이들이 말하는 혜택과 특권이 내게 보이거나 느껴지지 않았을지라도, 실제로 내가 ‘어느정도의 성취’를 이룰 수 있게 도와 주었던 사회경제적, 인적, 물적 자원들이 존재하는데, 이는 논외로 쳐버리고 나는 이 성취를 해냈으니 사회에 이 정도는 요구해도 된다는 태도 (왜냐하면 나는 공부를 잘 했으니까?) 가 전혀 이해 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보통 이런 태도를 entitled라고 한다), 대학에서 만나는 미국식 교육을 받은 내 주변 젊은 사람들과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논의의 온도차가 너무 달라 아쉽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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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3/2020] 출국 전날

미국유학/유학생활 2020. 8. 13. 11:52

한국 버킷 리스트를 싹 다 지웠더니,
다시 미국에서 취직하고 살고 싶다는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던 4개월 전만 해도, 코로나가 창궐하는 미국에서 살 수 있을까 걱정했었는데.. 사람은 참 재미있는 존재다.

인생의 중요 선택 기로에서 무엇을 결정하느냐는 개인의 의지나 결단 등의 개인내적 조건들보다는, 환경 만남 자원 등의 개인외적 조건들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한국에 와서 좋은 점이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일단 첫번째로는 맛있는게 많다.
이거 좀 문제인데, 왜 미국에서의 라이프 스타일은 단조롭고 건강한 반면 한국에선 먹는 것에 집착하게 될까 의아하다.. 양면성이 있음.
그리고 두번째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
근데 방학때 들어오면 오히려 미국 나가기 이 전보다 더 꼬박꼬박 친구들을 많이 보게 되고.. 생각해 보면 내가 진짜 좋아하는 사람은 그리 흔치 않지만.. 아무튼 그래도 한국이 더 좋은 사람들이 많군.
마지막으로는 배우자랑 같이 있을 수 있는 것.
이게 제일 클텐데, 이건 데려오면 되는거잖아.

미국 살아서 안 좋은 점은..
첫번째로 언어적 장벽이 너무 크고. (나아질까?)
두번째로는 의료시스템 접근성이 떨어지는 부분일듯.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현재 살고있는 도시에서는 크게 느끼지 못하지만 인종차별이 있다는 정도. 내가 한국 살기 좋은 이유는 한국인이라서 일 뿐.. 객관적으로 따지면 미국이 훨씬 인권 측면에서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는 있는데, 내가 아시안이라는게 문제.

미국 사는게 좋은 부분도 적어두고 싶은데,
일단 넓은 땅덩어리. 갈 곳도 많고 볼 것도 많고 탁 트인 느낌. (반대로 말하자면 복작복작 할 일은 없음.)
그리고 직장생활이 넘 클린할 것 같다.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라 아예 권위주의가 없을 거라곤 생각 못하겠지만.. 한국식 권위주의에 비하면 꽤 합리적인 느낌.
이 두가지 정도가 치명적이고 아주 큰 듯.

뭐 암튼.
앞으로 이년내로 중요한 선택을 하게 될 듯 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잘 선택 내릴 수 있음 좋겠다.
지금 생각 하는 것과 선택 할 당시의 생각이 많이 달라져 있겠지만. 이런 점들도 모두 아우르고 잘 고려해 볼 수 있는 선택들을 할 수 있길! ㅎㅎ

학기 잘 시작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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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9/2020] 2019 올해의 문제적 소설

독서/기타 2020. 7. 29. 12:08

2020년 하반기인데,

이제서야 빌려두었던 2019 올해의 문제적 소설들을 다 읽었다.

2020년 버전이 대출중이라 못 빌렸기 때문에 가져온 것도 있고,

또 장류진 작가의 '일의 기쁨과 슬픔'도 읽고 싶었기 때문에.

 

한국 고전 혹은 근대 소설들을 읽으며

내내 화자에 이입할 수 없고, 심하게 말하면 불쾌했던 경험들 때문에

(외국 고전들도 이에 대해서 자유롭기는 힘들다)

20대 후반까지는 한국 소설들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고,

비문학 서적들을 선호했다.

그런데 요즘은 한국 소설이 좋다.

자리에서 최선을 다 하는 여성 작가분들께 감사하다.

 

불을 끄고 매미 소리를 들으며

차가운 커피 한잔을 마신다.

그리고 한국의 정서에 대해 생각해 본다.

절제된 표현들과 언어.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사실주의적 시크함.

미국으로 다시 돌아갈 시간이 가까워 오니까

하나 하나 더 귀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금방 져서 더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꽃들처럼.

오늘의 삶을 충만하게 채울 수 있을까.

지난주부터 이번주 상반기 나름 열심히 지냈는데,

어쩌면 조금 쉬는 시간도 필요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이번주까지만 열심히 하고

다음주부터 좀 쉬어야지, 그런 계획들도 만지작 거리지만.

아무래도 오늘은 빈둥거려 봐야겠어.

 

비가 좀 그만 왔으면 좋겠다.

서울을 더 마음껏 담고 돌아가고 싶다.

posted by sergeant

[07/22/2020] Review and Professionalism

미국유학/유학생활 2020. 7. 22. 19:26

오늘 저널 투고 결과를 하나 받았는데, 수정후 재심이다 (부들부들).

게재불가가 뜨지 않은게 어디냐 싶냐만, 그래도 속이 쓰린것은 매 한가지.

 

리뷰를 천천히 읽어보며, (화를 내며) 프로페셔널리즘까지 생각이 미쳤다.

 

올초에 나는 미국에서 저널 리뷰어가 되었는데,

원래 full reviewer로 일 하려고 하던건 아니었고, 백업으로 그냥 보조 정도로 맡고 싶었으나

내 CV에 MA in statistics를 본 에디터가 나를 영업해 주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통계 잘 하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그래서 들어갔지 후훗

 

그리고 운이 좋게도

수업에서 정말 아무것도 건질 게 없었던 나이 든 할아버지 교수님이

첫날부터 review하는 방법을 가르쳐 줘서

(그게 수업 통틀어 가장 유용한 수업이 될거라고 당시엔 상상 못했다.
코로나로 그 수업은 모든 숙제와 출석 의무가 사라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틀을 보고 리뷰를 했다. 고마워요 Dr. W ㅋㅋㅋㅋ

 

첫 리뷰를 하면서부터 고급통계 리뷰를 맡아 버리는 바람에 (....)

Multilevel Analysis 공부를 미친듯이 하고,

라이팅 센터에서 나의 리뷰를 교정 보게 하고, 

마지막으로 지도교수님한테까지 SOS를 쳐가지고

내가 리뷰한거 한번만 내용 봐줄래? 라고 물어봐서 최종본을 보냈다.

적고보니 난 진짜 교수님한테 일을 너무 많이 시키는 최악의 박사생인듯.

내가 생각해도 난 너무 일을 too much로 하는거 같긴 한데,

아무튼 지도교수님도 내가 리뷰어 됐다고 하자 마자

첫 리뷰를 잘 해줘야 한다고 (ㅋㅋㅋ) 시간 좀 쓰라고 했었던 것도 있고..

정말로 리뷰 잘 하고 싶었던 것도 있어서 열심히 했었다. (변명..핑계..궁색..)

 

결과적으로, 리뷰 내용 보더니 지도교수가 "I have to say that it is a very thorough review with specific feedback. I think the editor will appreciate it. " 이렇게 보내줘서 좀 뿌듯했던 기억도 있음.

 

아니 이렇게 장황하게 이야기 하는 이유는

 

오늘 한국 저널에서 받아본 리뷰가 정말 개떡같아서.

개떡같다는 말로 밖에 표현이 안 된다.

 

미국은 reviewer로 일 하는 것도 돈을 받는게 아니라 봉사하는 건데,

한국은 심사비를 다 낸다.

그런데도 오늘 받은 리뷰어 3의 리뷰는

두 문단이었고,

첫번째 문단은 통계 결과에 대해 뭘 어떻게 설명하라는건지 말도 안 되는 조언을 해놨고
(결과에다가 의미에 대해 설명을 덧붙이라는건지, 논의에다가 왜 이렇게 나왔는지 다루라는 건지,
실제로 통계학적으로 봤을 때 상관이 없어도 되는 변인들에 대해 왜 상관이 안 나왔냐고 묻는데..
그럼 내 sample이 이상했나보죠 라고 대답을 해야하나... 실제 내가 상관이 있을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없었던게 내 결과고 분석에는 아무런 영향을 안 미친다는 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두번째 문단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정석대로 한 통계방식은 하나도 안 읽어 본거 같고 고급통계 기법을 사용하라고 방법을 죽 적어놨는데

혹시 본인 박사논문 방법이었던건지 좀 궁금하고, 통계 패키지 프로그램 사줄건지..?

특정한 통계 패키지 프로그램 사용하라고 말까지 써놔놔서 웃겼다.

 

리뷰하는 방법 배울 때, 여러가지 원칙들이 있지만

가장 기억나는거 하나는 잘된점 잘못된점 샌드위치로 적어줘야 한다는 것 (교육 방식에서 기본)

그리고 다른 하나는 '이 방법으로 해라.'라고 직접적으로 얘기하지 않는 것이다.

왜냐하면 오늘 이 건 처럼, 하나의 방법만이 정답은 아니고, 

만약에 저자가 틀린 부분이 있으면 틀렸다고 지적만 해주면 되지 굳이 답을 제시할 필요가 없기 때문.

근데 틀리지도 않은 분석방법에 대해 일언반구 피드백도 없이 본인 생각만 한문단 나열.

돈 받고 이런식으로 일 해도 되는건가 싶고

(자조적인 농담으로 같이 일하는 언니랑) 한국 저널 저자들은 돈주고도 욕먹는다고 ㅋㅋㅋㅋ

아무튼 그랬는데

 

프로페셔널리즘의 품위라는게 어떤건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는 좋은 계기였다.

괜히 "리뷰어한테 욕하지 마라" 이런 카툰이 나온게 아니다 싶긴 한데.

뭐 아무튼.. 품격있는 전문가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지.

그런 의미에서 뭐라고 잘 대답을 써서 낼지 매우 고민.

그리고 나중에 게재되든 불가 뜨던간에 리뷰어 3 클레임 걸어야 할지 말지도 고민.

(일 개떡같이 한다고 피드백 줘야 다음 애들한테 안 그럴듯.)

 

다시 열심히 해봐야지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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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6/2020] 연구공모상

미국유학/유학생활 2020. 7. 17. 08:45

연구 공모상을 받게 되었다!

오랜만에 좋은 소식이라 엄마한테 얘기하니까 엄마가 “그럼 얼마 준대?” 라고 묻길래 돈 주는 거 어떻게 알았냐니까 “상 받으면 당연히 돈 주지!” 이러길래 우스웠다. 오백불이라니까 70만원이네! 이러길래 60만원이지..ㅋㅋㅋㅋㅋ 라고 하니까 그런가? 이러는 엄마 ㅋㅋㅋㅋ

재밌었던건 자기전에 배우자랑 이야기하는데 배우자도 “얼마라구?” 묻길래 “500불!!” 이라고 하니까 엄마랑 똑같이 70만원이네.. 라길래 ㅋㅋㅋㅋㅋㅋㅋ 엄마랑 틀리는 금액도 똑같다니까 웃는다 ㅋㅋㅋ 그리고 “엄마가 상 주면 당연히 돈 주는거라던데, 초등학생 땐 상 아무리 많이 받아도 돈 안 줬잖아. 그건 뭐지.” 이러니까 배우자가 그건 상이 아니라 초등학생을 우롱하는 거라나 (농담이다). 애들을 돈도 안주고 개근시키는게 어딨냐며 ㅋㅋㅋㅋ 듣다 보니 그럴듯 하기도 하다.

주제도 내가 열정있는 쪽 연구라 기쁘다.

오늘은 친구가 집에 와서 숙박하기로 했다.
홈술살롱 오픈~~ ㅋㅋㅋㅋ Let me Celebrate th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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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3.2020] 빚

미국유학/유학생활 2020. 7. 13. 18:13

오늘은 생산적인 일이라고는 하나도 못 했다.

다 써둔 leadership program application을 써서 보냈고 전화를 한 통 했다.

아, 한국 여성의 전화에서 주최한 기자회견도 보았다.

그래도 아무 것도 안 하진 않았네.

 

책장에서 책 '김지은입니다'를 꺼내 탁자위에 올려 두었다.

조금씩 다시 읽었다.

"얼굴을 꼭 드러냈어야 했어요?" 라는 꼭지가 있다.

현상황과 겹쳐 성폭력 사건의 지랄맞음이 그대로 드러난다.

좀 전 기자회견에서는 고소인에게 "왜 얼굴을 안까냐"는 말이 실시간 댓글창을 뒤덮었으니까.

그렇지만 곧 피해자와 연대합니다, 라는 문구들이 그 위를 덮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좀 있다 엄마가 전화가 왔다.

엄마도 김지은씨 생각을 내내 하게 된다고,

이번 미투 사건의 고소인을 비롯해서

어쩌면 그렇게 용기 있는 결정을 할 수 있었을지.

이번 생존자는 <김지은입니다> 책을 읽었을지,

우리가 그녀들에게 큰 빚을 지고 있다고 말했다.

본인도 그 책을 사서 읽어야 겠다며,

후원을 하고 싶고 어떻게 도울 수 있는 거냐고 물었다.

내가 하는 생각을 똑같이 하는 엄마가 신기했다.

그렇지만 너무 감격해 하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게(ㅋㅋㅋ)

"그래서 우리가 책 많이 사서 그 분께 인세가 가길 바라고 그러지." 라고 말했다.

 

괜히 눈물이 난다.

재작년쯤 엄마는

여성주의와 성폭력에 대해 이야기 하며

숨막혀 하고 미쳐버릴 것 같다는 나에게

나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거냐고,

왜 그렇게 절망적으로 생각하냐고, 답답해 했다.

그런 이야기들을 듣는 나는 더 숨이 막혔다.

 

2년이 지난 지금,

공기가 많이 변했다는 것을 느끼지만

여전히 절망적인 부분이 많고

바꾸어야 할 길들도 멀다.

 

그래도 나아질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계속 내가 할 일들 하면 되는 거겠지.

마치 댓글창 같다.

지랄 맞은 일들이 많지만

곧 뒤덮히는 연대들.

그래서 나갈 수 있을거란 희망들.

 

지치지 말고,

오래 건강하게,

이 가좆장제를 같이 부시자. 친구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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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2020] 경험주의자

미국유학/유학생활 2020. 6. 30. 12:22

나이가 든 다는 것은 좋은 거다.

요즘 젊은 친구들은 서른살이 되면, 혹은 스물 후반 특정 나이가 되면 죽고싶다는 말도 곧잘 한다던데

(실제로 7살 어린 내 친한 동생도 그런 말을 종종 하고)

나는 나이가 들어서 아주 좋다.

스무살 초반에 만났던 언니들이 그렇게 말했고,

그후로 만났던 많은 '나이 든' (그래 봤자 고작 7-8살 많겠지만) 사람들이 그랬다.

그런 사람들을 볼 수 있었던 게 운이 좋았던 것일 수도.

 

아무튼 이십대 초반에는 뭐든 많이 경험해 보고 싶다고,

내가 직접 경험하지 않은 것들은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지독한 경험주의자라고 생각했다.

 

삼십대 초반인 지금 약간은 다르지만,

여전히 경험해 본 것들이 있어서 (그것이 비단 여행이나 삶이 아니라도) 

그를 통해 머리로만 아는 것이 아니라 삶으로 아는 문장들 때문에

경험주의자가 된다.

 

특히 관계에 있어서도 이 전의 경험들이 겹겹하게 쌓이면서

나와 잘 맞는 사람

나와 맞지 않는 사람

특히 맞지 않는 사람과의 거리 유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되었다.

 

한번 헤어지기로 결심한 사람은

다시 만나도 똑같은 이유로 연락을 끊게 된 다는 것을 경험으로 배웠고

 

과거에 힘들었던 관계들도

그 때 참 다들 힘든 시기와 상황에 있었구나

조금은 이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좋은 관계의 사람이

마냥 항상 완벽하게 맞을 수 없고

그래서 거리를 두는 것이 서로에게 편하다는 것도 안다.

 

그렇게 돌아보다 보면,

그 시절의 나는 참 어리고 서툴렀구나.

그런 생각들이 들고

여전히 미숙하고 서툰 나의 울퉁불퉁한 표면들을 생각하게 된다.

결국 내가 '드디어' 성인이 되었다고 느끼는 날이 올까 싶기도 하다.

 

장마철이다.

집에 있을 수 있으니 좋다. 비가 시원하게 내렸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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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형회귀 기본가정

미국유학/연구 2020. 6. 26. 19:53

참고 블로그: https://blog.naver.com/bluett2/150156751224

유용하게 잘 정리해 주셔서 다음번에 사용하기 위해 복사해둠!

 

1. 선형회귀분석의 기본원리

  1) 독립변수와 종속변수가 모두 양적자료임이 원칙

     - 독립변수가 질적자료인 경우 더미코딩기법으로 사용가능

     - 종속변수가 질적자료일 경우 로지스틱 회귀분석 사용

  2) 종속변수는 1개로 한정

  3) 단순회귀(양적 독립변수 1), 중다회귀 (양적 독립변수 2개 이상)로 구분

  4) 수리적 모형 (독립변수가 X가 여러 개인 중다회귀 수식)

     Y = a + b1X1 + b2X2 + … + biXi + e

     Y = 종속변수

      a = 절편 (독립변수 X0일 때 종속변수 Y의 값)

      b = 기울기, 회귀계수(XY에 미치는 영향, X1단위 증가할 때 Y의 증가분)

      e = 오차

2. 중다회귀분석의 회귀진단

   1) 사례수가 독립변수 개수의 최소 20배 이상은 되어야 함 (다다익선)

   2) 독립변수와 종속변수의 상관은 높고, 독립변수들 간의 상관은 낮을수록 좋음

   3) 다중공선성(multicolinearity)

         (1) 독립변수들간에 거의 완벽한 선형관계 (+- 0.8이상)가 존재하는 것

         (2) 공차(허용값), VIF(분산팽창인수), 독립변수들간 상관 등으로 진단

         (3) 다중공선성이 없으면 공차와 VIF는 1에 근접하고, 상관은 낮은 값을 보임

         (4) 다중공선성이 존재하면 공차는 0에 가가까워지고 VIF는 10 이상을 보임

         (5) 다중공선성이 존재하는 경우, 선형관계가 있는 독립변수들 중에서 하나만 사용하거나 통합해서 하나만 사용해야 함. (상관관계가 낮고, 공차와 VIF가 1에 근접해야 선형회귀분석이 유효함)

    4) 이상점(outlier)

         (1) 다른 사례들과 달리 특이한 위치에 놓여있는 사례, 이상점 때문에 회귀계수가 실제와 다르게 추정될 수 있음

         (2) Cook의 거리로 진단: 사례 하나가 제거되었을 때 b의 변화를 표준화하는 통계량으로서, 일반적으로 0에 가까우면 좋으며 1보다 크면 확실한 이상점으로 판단

         (3) 이상점이 발견되면, 연구자의 판단에 따라 해당 사례를 제외하거나, 그대로 포함 혹은 자료 전체 변환 가능

 

3.기본 가정 및 분석

    1) 분석 - 회귀분석 - 선형

          (1) 종속변수와 독립변수를 해당창으로 이동

          (2) <통계량> : 기술통계와 공선성 진단 선택 + 추정값, 모형 적합

          (3) <저장> : 거리 - Cook의 거리

    2) 결과 확인

          (1) 다중공선성: 공차와 VIF가 1에 근접하는지 확인, 상관이 낮은지 확인

          (2) 이상점: Cook의 거리가 0에 근접하는지 확인

                    - 이상점이 발견될 경우, 연구자 판단으로 데이터를 제외할 수 있음

                        (제외하는 방법: 데이터 - 케이스 선택 - 조건만족 케이스 - 조건: 명령문)

    3) 분석 변수간 Pearson 적률상관계수

               분석 - 상관분석 - 이변량상관계수

    4) Cook의 거리에 의한 데이터를 제외한 경우 - 재분석 < 1)번을 재시행 >

           데이터를 그대로 사용할 경우 - 이미 분석한 것을 토대로 결과 및 해석 도출

 

 

 

posted by sergeant

[06/20/2020] 초등학생이던 나

카테고리 없음 2020. 6. 21. 00:10



본가에 내려와 있다.
엄마가 내가 보고 싶고, 같이 차를 마시고 시간도 보내고 싶다고 하셔서.

성인이 된 후 계속해서 느끼던 친숙한 감정이지만
부쩍 요즘 주변 어른들과 대화 하다 보면
다들 나이 드신게 느껴진다.
내가 힘이 생기고, 삶이 통제 가능하다고 느끼게 된 만큼, 딱 그 만큼
그 분들의 손에 힘이 빠지고 그리움이 늘어가신다고 생각하면
세월의 무상함과 그 정확함이 무섭게 느껴진다.

어쨌거나
이번 방문엔 친구들도 보지 않고
부모님과 시간을 보내고 식사와 대화를 하고 영화관에 가고
밤마다 엄마와 산책을 한다.

그리고 자기 전에는 어린 내가 써 둔 일기를 읽는다.

초등학생 때, 중학생 때, 그리고 고등학생 때 쓴
일기장도 있고 독후감을 써 둔 글들도 있다.
친구들과 교환일기도 있고
내 독후감에 다른 친구들이 코멘트를 해 둔 것도 있다.

그 중 2002년즈음에는 유난히 일기를 많이 써 두었다.
초등학생 일 때 그리고 중학교 1학년 때.
그 때의 나는 지금처럼
생각이 (너무) 많고
하고 싶은 것도 참 많고
다짐도 많이 하고
공부를 좋아 한다.
검도를 하고 싶다며 “취미로 운동 하나쯤은~ 가지는게 좋지 않을까~” 라고 엄마에게 요청할 대사를 미리 생각해 적어둔 어린 나를 생각하면. 내가 아는 나 자신보다 긍정적이고 귀여운 구석도 많았네 싶다.

새로운 모습도 발견한다.
나는 내가 이성에 관심이 많았다고만 생각했었는데
꼭 그렇지도 않았구나 싶다.
동성인 친구들과 노는 얘기를 많이 적어두었고
친한 언니와 싸우고 또 언니가 이사가서 슬퍼하고,
철 없는 남자애들을 씹고
독신으로 살겠다고 생각했으며 (이부분은 정말 깜짝 놀랐다)
마찬가지로 기억 못 했었지만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 시기도 있었다.
의외로 내 자신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고, 여전히 그 부분들이 유효하다.

오늘 밤에 접한 재밌는 부분은 2002년 후반의 일기를 누군가와 교환했던 것 같은 흔적도 있단거다. 화살표 다음의 글씨체가 내것인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다.




지금 나는 과거의 그 아이와
얼마나 다른 사람일까 사실 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다.

20년 후의 나도 지금의 나와 아주 많이 다른 사람일까?
아마 그렇지는 않을 것 같은데..
성인 초기를 지나면 변화하고 성장하는게 쉽지는 않은 일이니까.
그래도 좋은 쪽으로 다른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더 많이 성장했으면 좋겠고,
삶의 많은 부분을 느끼고 깨달았으면 좋겠고
동시에 나의 핵심적인 어떤 부분은,
변하지 않고 지키고 싶다.

그럼 그 때 지금의 일기들을 보며
나는 이런 사람이었구나 싶어질까?
나의 단면들을 꺼내어 보며 지금을 환기하고 추억하게 될까.

어린 나를 만나면 이야기 해 주고 싶다.
미래의 불투명함을 점치고 가늠해 보던 어린 ㅇㅇ야.
언어를 찾지 못해 미처 다 표현 못한듯 하지만..
지금의 가진 것에 감사 하면서도..
어떻게 해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걸까
고민하고 늘 궁금해 하던 어린이.

걱정마. 다 잘 될거야. 너는 지금보다 아주 더 많이 단단하고 행복해 질거란다.

posted by sergeant

[06/15/2020] 롤러코스터

미국유학/유학생활 2020. 6. 16. 10:05

불안은,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되는 거니까. 좋은걸까?

동전의 양면처럼 그 불안 때문에 안락함이나 행복감이 줄어드니까, 나쁜걸까.

 

현재의 시간에서

어떤 목표에

어떤 업무에

어떤 삶에 중심을 맞추고 있느냐에 따라

짧게는 6개월 후, 중장기로는 5년 내, 그리고 길게는 인생 전체가 바뀔 수 있는

그런 30대를 지나고 있는데

아무래도 30대를 관통하는 많은 이들의 키워드는 불안 인 것 같다.

 

다양한 사람들이 '내가 30대 일 때, 지금 여기서 멈추면 어쩌나' 혹은

'더 이상 나아지지 않으면 어떡하나' 라는 마음에 고통 받았다고 말해주는데

얄궂은 것은

그렇게 힘들었기 때문에 '왜 그렇게 힘들어 했을까, 좀 쉬어가며 해도 되었을 텐데'

라고 말할 수 있는 것 아닐까.

 

그렇게 불안해 하면서 열심히 하지 않았더라면

'그 때 좀 더 열심히 할 걸'이란 말을 하고 있을 수도 있는거니까.

 

방학이라 몇 달 푹 쉬며 보내다 보니

또 이런 저런 마음이 든다.

뒤쳐지는 건 아닐까,

이렇게 즐겁게 그냥 희희낙낙 지내도 되는 걸까.

방학 외에 시간에서도, 그 동안 너무 희희낙낙 지내온 것은 아닌가.

 

인생의 롤러코스터.

 

지나고 보면

단기적으로 좋다고 느꼈던 것이 중장기적으로는 악수였고,

또 긴 결과로 봤을 때는 나쁘지 않았던 경우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들도 있어서.

사람 일이라는게 예측이란게 불가능 하고

너무 일희일비 할 필요도 없음을 알게 되지만

그래도 그 일희일비를 통해 좀 더 열심히, 좀 더 인생의 단맛 쓴맛 확실하게 느끼는게

지금 내가 할 일들은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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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ergeant